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 결과
보수성향 지역 23% 지지 얻어
안정·통합적 리더십 선호 분석

이낙연 국무총리가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경남·부산·울산 지역 1위를 차지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총리는 경·부·울(23%) 등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로 총 29%를 얻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2%), 이재명 경기도지사(6%)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다른 기관 조사에서도 줄곧 수위를 지킨 이 총리라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호남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서 보수정서가 강한 경·부·울마저 1위를 한 건 이례적으로 보인다.

그 격차도 상당해서 황교안 대표(15%)를 비롯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8%), 홍준표 전 경남지사(7%), 박원순 서울시장(6%), 조국 전 법무부 장관(6%) 모두 경·부·울서 이 총리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보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에서도 17%로 황 대표(18%)와 박빙 승부를 펼쳤다.

일회성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갤럽이 문재인 정권 들어 처음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시작한 지난 9월에도 이 총리(17%)는 경·부·울서 황교안 대표(19%)에 이어 2위에 올랐고, 10월에는 23%를 획득해 17%에 그친 황 대표를 11월 조사처럼 눌렀다.

▲ 이낙연 국무총리. /연합뉴스
▲ 이낙연 국무총리. /연합뉴스

일단 눈에 띄는 건 여야를 막론한 다른 경쟁자들의 상대적 부진이다. 황교안 대표는 반문(반문재인) 정서와 보수·영남 지지층에 기댄 안일한 행보로 리더십 논란에 휘말렸고 이재명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사직 유지가 위태한 처지다.

나란히 경남·부산 쪽 출신들인 홍준표 전 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시장, 조국 전 장관 등도 불안하거나 불분명한 입지로 고향에서마저 별 지지를 못 얻고 있으며, 한때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 연루 탓인지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갤럽 조사가 '조국 사태'가 한창이거나 그 직후 진행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치권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 극심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면서 대결적·투쟁적 리더십보다는 안정적이고 통합적인 리더십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을 수 있다.

이낙연 총리와 가까운 정대철 전 민주당 고문은 최근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균형감과 정의감, 유능함에 대중에게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 있는 소통능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이 총리를 평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 총리를 조기 차출 및 전면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월 첫째 주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45%가 긍정 평가했고 47%는 부정 평가했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전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1%, 한국당 23%, 정의당 7%, 바른미래당 5% 순이다. 부울경 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3%, 한국당 27%, 바른미래당 6%, 정의당 5% 순이다.

갤럽 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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