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창원청년작가회원전
솔직하고 반항적인 작품 눈길

때로 불온한 생각이라도 좋고, 혹은 자의식 과잉 같은 반항이어도 좋다. 청년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는 재미는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놓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8일부터 14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1전시장에서 열리는 창원미술청년작가회 회원전 '리어웨이크(Re: awake)'를 보며 든 생각이다.

올해로 23년째라는데, 지역에서 청년이라는 이름이 붙은 예술가협회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만으로 기쁜 일이다.

성산아트홀 제1전시장 창원미술청년작가회 회원전 중 김연 작가의 작품 위 근조 리본. /이서후 기자
▲ 성산아트홀 제1전시장 창원미술청년작가회 회원전 중 김연 작가의 작품 위 근조 리본. /이서후 기자

"지금까지 본 협회를 지나쳐 오는 많은 선학(先學)들의 모습을 되뇌어보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작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후학(後學)으로서 이를 생각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솔직하게 돌이켜 보고자 하는 전시로 오마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을 전시하도록 기획을 하게 됐다."

솔직히 팸플릿에 적힌 이 전시 설명이 무슨 말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어쨌거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문구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몇몇 독특한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김병수 작가의 '표백하는 편집광 123'이란 제목의 작품. 우선 작가 이력이 독특하다.

"사회적 기업 '누구업소' 운영-폐업, 낙서서집 <개버릇 남 못 주는 푸념> 쓰고 그림, 그림 동화 <달려라 부메랑> 쓰고 그림, <콩콩코믹스 2> '봉곡동 비버리힐즈' 쓰고 그림, 현재 소탈하게 작업 중."

▲ 성산아트홀 제1전시장 창원미술청년작가회 회원전 중 김병수 작가의 작품.  /이서후 기자
▲ 성산아트홀 제1전시장 창원미술청년작가회 회원전 중 김병수 작가의 작품. /이서후 기자

만화 컷을 옮겨 온 것 같은 작품에 쓰인 글귀는 이렇다.

"I do hate capitallism, but I will definitely raise my kids like elites." '나는 정말 자본주의를 싫어하지만, 분명히 내 자식들을 엘리트처럼 키울 것이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인간은 역시 사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까? 아니면 생각은 반자본주의지만 몸은 자본주의를 충실하게 따르는 자아 분열적인 괴로움인가?

이규형 작가의 거칠고 강렬한 드로잉 작품 '무제'나, 애오라지 양서준 작가가 익룡을 소재로 그린 '지나간 것들에 대하여'도 눈길을 오래 끈다.

김연 작가의 반항적인 작품도 재밌다. 작품 제목은 무제인데, 부제가 '경남미술 100인 특별전에 내지 못한 작품'이다. 알고 보니 오는 16일부터 성산아트홀 전시동에서 열리는 경남미술 100인 특별전에 청년 작가로 섭외되었다가 마지막에 배제된 것에 대한 항의라고 한다. 원래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담은 논어 내용을 선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작가는 완성작 위에 근조 리본을 두르고 그 안에 각각 'art association'과 'abuse of power'라는 문구를 넣었다. 차례대로 미술협회, 권력 남용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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