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보니 '개방 창' 위험 우려 공감
상업운전 앞두고 안팎 불안 해소해야

통영 욕지섬 모노레일 설치공사가 마무리돼 준공식(9월 30일)이 열리기 전 일이다. 모노레일 상업 운영을 맡게 될 통영관광개발공사 관계자가 우려 섞인 이야기를 건넸다. 한마디로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통영시가 서둘러 설치작업을 마무리하고 관광공사에 운영권을 넘기려 해 안전사고 우려는 물론 사고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직접 눈으로 보면 바로 알게 되니, 문제점을 꼭 짚어 달라'고 당부했다.

도대체 얼마나 문제투성이기에 관광공사 관계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일까 싶어 모노레일이 시의 골칫덩이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장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차량(모노레일카)부터 살펴봤다. 대당 가격이 1억 8000만 원이나 된다는 유리창이 없는 개방형 차량이다. 모노레일 위를 지나는 차량이기에 안전과 관련한 모든 부품이나 기술력은 차량 하부에 집중돼 비전문가인 우리가 알 수 없겠지만, 겉모습으로는 1억 8000만 원이란 가치가 무색해 보였다. 심지어 공사 관계자가 '차라리 모노레일 대신 도로를 내고, 1억 8000만 원짜리 고급 승용차로 관광객을 정상까지 태워 통영 앞바다를 보여주는 게 훨씬 낫겠다'고 했던 그 차량이다.

유리창이 없다 보니 냉난방 시설은 당연히 없었다. 더욱이 강한 바람으로 유명한 욕지섬에 유리창이 없는 모노레일카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하필 이날 날씨도 좋지 않아 내려오는 도중 비가 흩뿌렸는데 바깥쪽에 앉은 나는 고스란히 비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시 관계자는 개방형과 창문형을 두고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통영 비경을 즐기도록 하려면 개방형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해 그렇게 결정됐다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슬비만 내려도 운행을 중단할 것인가?

개방형 차량은 또 다른 안전사고 위험도 있었다. 돌출된 바위에 자칫 한눈이라도 판다면 얼굴 등을 부딪칠 우려가 컸고, 상부역사 기둥이 차량과 너무 가까이 있어 팔을 차량 밖으로 내밀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안내방송이나 위험 표시를 해두는 것으로 해결될 상황은 아니었다. 또 안전띠는 중앙통제식이 아닌 일반 버스에 설치된 것과 같아서 운행 중 실수로 풀어버리기라도 한다면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었다. 공사 관계자가 '가보면 안다'고 했던 우려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그의 지적 상당부분에 수긍이 갔다.

모노레일은 한두 달 시험운전을 거쳐 올해 안에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시가 섬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고 급감하는 관광객을 다시 불러들일 촉매제로 모노레일을 설치한 만큼 잘 됐으면 좋겠다. 상부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는 환상적이었다. 그럼에도, 욕지섬 모노레일카를 처음 탄 외지인 처지로서는 합격점을 주긴 어려웠다. 몇 가지 '위험요소'가 해결되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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