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유해발굴 김기봉 이등중사 고향 거제 동부면서 귀환 행사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산화한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 유해가 66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8일 고인 아들 김종규(70·거제시 동부면) 씨 자택에서 국방부·거제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유가족에게 고 김기봉 이등중사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신원확인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시는 아들 김 씨 집에 국가유공자 문패를 달았다.

또 유가족 요청에 따라 1954년 수여한 '무성화랑무공훈장'에 대한 훈장수여증명서 및 '정장, 금장, 약장'을 유족에게 다시 한번 전달했다.

▲ 지난 8일 '호국 영웅 귀환 행사'에서 고 김기봉 이등중사 전사확인서를 받아든 아들 김종규 씨가 오열하고 있다. /거제시
▲ 지난 8일 '호국 영웅 귀환 행사'에서 고 김기봉 이등중사 전사확인서를 받아든 아들 김종규 씨가 오열하고 있다. /거제시

국방부에 따르면 1925년 거제에서 태어난 고 김기봉 이등중사는 27살이던 1951년 12월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1953년 7월 10일 제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정전 협정(1953년 7월 27일)이 체결되기 17일 전이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5월 22일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화살머리고지 'a고지'에서 고인 유해를 발굴했다.

국방부는 "당시 유해는 좁은 개인 호에서 아래팔이 골절되고 온몸을 숙인 상태였다"며 "정밀 감식 결과 두개골과 몸통에서 금속 파편이 확인된 것을 볼 때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적 포탄에 의한 다발성 골절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인 유해와 함께 미처 다 쓰지 못한 탄알이 장전된 M1 소총과 직접 사용한 수류탄 안전핀, 철모, 전투화, 참전 기장증을 보관한 지갑, 단추, 연필 등도 발굴됐다.

아들 김 씨는 "'종규야! 군대 빨리 갔다 올게 집에 들어가레이'라고 하신 아버지 약속이 유해로서 지켜져 가슴이 미어진다"며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때도 살아남으셨는데, 6·25 전쟁에 참가하셔서 비무장지대에 묻혀 계시다가 66년 만에 유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남북분단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고 김기봉 이등중사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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