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행 〈진해의 벚꽃〉 저자 특강
"국경 초월한 공존 노력"강조

한 일본인이 창원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나쁘더라도, 한일 국민은 서로 미워하거나 헐뜯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진해근대문화역사보전회는 22일 오후 창원 진해희망의집 강당에서 <진해의 벚꽃> 저자 다케쿠니 도모야스(70) 씨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했다.<진해의 벚꽃>은 20여년 전 다케쿠니 씨가 7년 동안 진해에서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연구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특강은 △개인과 집단의 관계 △<진해의 벚꽃> 서술 방법 △지구 속 한·일의 미래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보존회 회원과 독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보존회에 따르면 애초 특강은 창원시 주최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한일 관계 악화로 취소됐다.

최근 한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일부 나왔다. 다케쿠니 씨는 강연 중 영상 2가지를 보여줬다. 한 가지는 한국인 남편과 일본인 아내의 유튜브 영상이었다. 일본인 아내가 한국에 있으면서 최근 한일 관계가 나빠지자 일본어를 쓰기가 무섭기도 하다거나, 한국인 남편이 2014년 일본 유학시절 세월호 참사 당시 일본인 2명이 '꼴좋다'는 말을 하자 다른 일본인이 그들을 나무랐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남편과 아내는 "뉴스를 보면 오사카는 혐한의 도시라고 하지만, 오사카의 모든 일본인이 한국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한국과 일본은 싸우고 있지만 국민 개인 사이 나쁜 감정은 없지 않나. 서로 상냥하고 친절한 말이 오갔으면 한다"고 했다.

▲ 22일 진해희망의집 강당에서 <진해의 벚꽃> 저자 다케쿠니 도모야스(왼쪽) 씨가 강연을 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 22일 진해희망의집 강당에서 <진해의 벚꽃> 저자 다케쿠니 도모야스(왼쪽) 씨가 강연을 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또 일본 고베의 한 고교생들이 축제에서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영상을 보여줬다.

다케쿠니 씨는 "한국사람, 일본사람 나누는 '범주화'는 집단을 인식하는 장치로 필요하지만 전쟁의 시대에서는 폭력적으로 나타난다. 단순한 범주화는 결국 서로 배척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다케쿠니 씨는 한국과 일본이 국경을 초월해 지구적 차원에서 빈곤·환경 등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일본 외국문학분야에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6개월간 1위를 차지했다. 아마도 일본에서 1980년대 태어난 여성도 결혼과 일, 육아 등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경제성장을 우선시하는 시대에서 빈부격차와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문제는 어느 한 국가가 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런 과제에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함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해 바다를 한국에서는 동해, 일본에서는 일본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바다에 사는 물고기에게는 하나의 터전이다. 한때 전쟁에 앞장섰던 일본은 바다에 선을 그었다. 한국인과 일본인을 비롯한 여러 국가 사람들은 물고기의 지혜를 배우고 공존의 바다를 가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다케쿠니 씨는 <진해의 벚꽃> 원고를 어떻게 쓰게 됐는지 배경과 방법 등을 설명했다. 독자와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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