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평화운동가들, 피해 조사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일본 나가사키현 오카 마사하루 기념 평화자료관 관계자 신카이 도모히로 단장 등 관계자 15명이 의령을 방문했다.

18일 의령군에 따르면 이들의 방문은 하시마(일명 군함도) 강제동원 관련 최초 증언자로 알려진 의령 출신 고 서정우(2001년 작고) 씨의 고향을 찾아 그의 여정을 찾는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오카 마사하루 기념 평화자료관은 전후 일본의 피해국에 대한 무책임한 실상을 고발하고자 일생을 바친 고 오카 마사하루 씨의 유지를 계승, 일본의 전쟁과 침략에 대한 가해 책임을 세상에 알리고자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1995년 일본 나가사키에 설립한 자료관이다.

서정우 씨는 1928년 의령읍 하리 서남촌마을 출신으로 14세 때 일본 나가사키 하시마로 강제 징용돼 갖은 고초를 겪었으며, 1945년 원폭피해까지 입었다. 그는 1983년 일본사회에 조선인 강제 징용과 나가사키 원폭피해를 최초로 증언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서 씨는 이후 일본에 의한 전쟁의 실상과 강제동원 피해를 규명하는 일에 일생을 바쳐오다 지난 2001년 징용 후유증(폐결핵)으로 작고했다.

평화자료관 관계자들은 서 씨의 생전 뜻을 기리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실태 파악과 자료 수집 차원에서 의령을 찾았다. 이들은 서 씨 고향 주민들로부터 서 씨 관련 기억과 일제강점기 일본의 수탈과 만행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

방문자 중 한 명인 기무라 히데오(76) 씨는 "일본의 침략과 전쟁 희생자가 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후 70년이 넘도록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버림받아 왔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도 보상도 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만큼 국제적인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대신해 민간차원에서라도 일제 강제동원의 피해를 조사하고 알리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것이며, 많은 일본인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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