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결제완료 문자 유인
의심스러울 땐 경찰 문의

휴대전화 간편 결제가 된 것처럼 속이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ㄱ(50·창원) 씨는 지난 6일 오전 휴대전화로 '삼성페이'를 통해 37만 2000원이 결제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ㄱ 씨는 그런 일이 없어 문자 메시지에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전화를 받은 사람은 "본인이 결제하지 않은 것이면 개인정보가 유출돼 도용됐을 수도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을 사칭한 사람, 검사를 사칭한 사람 등은 약 5시간 동안 번갈아 통화하며 ㄱ 씨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러는 사이 ㄱ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통장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공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모두 알려줬다. 그리고 한 은행에 들러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요구하는 스마트폰 앱을 설치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끝으로 ㄱ 씨에게 "인출 한도를 1억 원으로 올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집에 가서 기다려라"고 했다.

ㄱ 씨는 마지막 말 때문에 갑자기 의심이 들었고, 근처 창원시 마산합포구 남성파출소로 갔다. 이화선 경사는 "통화내역을 보니 02-112 번호로 수신이 있던데, 경찰은 그런 번호로 전화를 걸지 않기에 보이스피싱이라고 판단했다"며 "계좌번호나 비밀번호를 알려줬느냐고 묻자마자 ㄱ 씨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 가짜 휴대전화 간편결제 서비스 문자. /남성파출소
▲ 가짜 휴대전화 간편결제 서비스 문자. /남성파출소

이날 오전 8시 59분께 남성파출소 박문제 경위도 '올앳페이'로부터 LG에어컨 132만 5000원이 결제됐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온 문자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이 경사와 박 경위는 ㄱ 씨의 계좌가 있는 은행에 지급정지 신청을 서둘렀다. 모두 3곳 은행에 9개 계좌였다. ㄱ 씨가 계좌·비밀번호 등을 모두 알려줬기 때문에 돈이 인출됐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튿날 ㄱ 씨의 계좌 9곳에 있던 약 1억 3000만 원은 다행히 그대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사는 "우리 주변에서 그동안 의심 문자를 받고 지나가다 문의하는 민원인은 많았지만, 매우 급한 상황의 신고자는 처음"이라며 "보이스피싱은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범죄다. 시민들은 좀 더 주의를 해야 하고, 경찰도 범죄예방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지난달 가짜 결제 알림문자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삼성페이 측은 "결제 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상단에 별도로 알림 표시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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