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강세 고성서 극적 당선
젊은 농어업인 육성에 관심
최근 도청 예결위원장 선임

이옥철(56·더불어민주당·고성1) 의원은 '32표의 사나이'이다. 지난해 치러진 6·13지방선거에서 5038표를 얻어, 5006표를 득표한 정도범(자유한국당)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흔히 하는 말로 '허수아비에 빨간 옷을 입혀도 당선된다'는 한국당 강세지역인 고성에서 '파란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어떤 계기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을까.

"정치에는 전혀 뜻을 두지 않고 있었습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성격이 내성적입니다(웃음). 어딜 나서거나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지난 지방선거 때 초·중학교 후배인 백두현 고성군수가 몇 차례 출마해달라고 제의를 하는 거예요.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는 데도 여전히 사람을 못 구했다는 겁니다. 백 군수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성에서 여러 차례 출마했고, 김경수 지사 고향이기도 한 곳에서 민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을 끝내 외면할 순 없었습니다. 굳어져 있는 '지역의 정치지형'을 바꾸어야 한다는 신념이 용기를 나게 했습니다. 그러니 도의원이 된 건 마치 문재인 대통령님의 책 제목처럼 '운명'인 것 같습니다."

이 의원은 최근 경남도의회가 처음으로 도입한 위원 임기 1년의 도청 소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요즘 '지방예산실무 공통교재'를 옆에 끼고 산다. 중요한 페이지마다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 이옥철 의원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 이옥철 의원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그동안 상임위원회 추천을 받아 필요한 시기에만 '원포인트'로 구성했던 예결특위와는 달리 1년 동안 집행부 사업계획과 예산편성, 예산집행, 결산 등 일련의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예·결산에 대한 상시적이고 일관성 있는 통제가 가능하며, 위원들 전문성과 책임감도 강화돼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설화 첫 위원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예결특위가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무엇보다 전문성 강화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이 의원은 고성군 지역출신 의원답게 '농어업 살리기'에 관심이 많다. 그는 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빈지태) 소속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고성 같은 군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말미암아 앞으로 10년 뒤에는 농사를 지을 사람도, 농촌을 지킬 사람도 없을 거라고 걱정합니다. 어촌이나 어업도 비슷한 현상을 보입니다. 농어업을 살리기 위한 많은 정책과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쉬운 대목이 많습니다. 농어촌 살리기 정책을 제대로 공부해서 경남도 처지와 조건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서 추진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사회적농업 활성화와 젊은 농어업인 육성에 관한 지원과 조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북(book)캉스'의 계절이다. 이 의원은 <정선 목민심서>를 추천했다.

"조선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요약본입니다. 다산연구회에서 펴낸 책인데, '지방관'의 역할과 책임을 알려주고 지방행정의 개선을 도모하는 지침서입니다. 정치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던 지난 2014년, 제가 서점에서 무슨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곁에 두고 가끔 읽어보곤 합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 아주 좋은 책입니다."

그는 끝으로 '우분투'를 강조했다.

"우분투란, 아프리카 반투어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입니다. 세대 간의 차이를 줄이고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게 저희 세대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지역공동체를 위해 지역 정치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그리고 그 관계가 만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갑니다. '우리'라는 공동체가 있어야 나도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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