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고착화·체력 고갈 패인
정성준 등 전략적 활용 가능

경남FC가 K리그 사상 최장 무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은 3일 오후 8시 상주시민운동장 상주상무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24라운드에서 1-2로 패하면서 20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0경기 무승이라는 부진 속에서도 김종부 감독의 기본적인 전술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반전을 3백으로 버틴 후 후반 들어 역습을 노리겠다는 것도 그랬고, 선발 라인업에서도 그랬다. 제리치 영입 후 더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상주전 선발 선수 평균 나이는 30.55세였다. 가장 어린 김준범(21)과 최고령 곽태휘(38)의 나이 차이는 무려 17세. 이날 선발로 골키퍼 이범수를 비롯해 안성남, 우주성, 이광선, 곽태휘, 최재수, 김승준, 김준범, 조재철, 배기종, 제리치가 나섰다.

7월 30일 인천유나이티드전과 선발 라인업을 비교하면 김효기가 빠지고 배기종이 투입된 게 전부다. 7월 20일 제주전에 비하면 여성해, 고경민, 룩, 김효기가 바뀌었다. 이 중 여성해는 임대이적, 룩은 부상으로 상주전에 나올 수 없었다.

이처럼 리그 20경기를 지나는 동안 경남의 선발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선발의 주축은 대부분 30대로 구성했다. 그러면서 김종부 감독의 전략과 전술은 이미 다른 11개 구단에 파악 당했다. 대응 전술도 뚫렸다. 심지어 교체 타임과 전술마저도 읽힌 느낌이다.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고 있는 상대를 꺾기는 쉽지 않다. 김 감독과 경남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이날 상주전에서도 후반 최재수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로 교체 전술이 꼬인 측면이 있지만, 크게는 어긋나지 않았다.

상주는 전반 내내 라인을 내리면서도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을 시도했다. 경남의 공격라인 체력을 깎아내면서 상주는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배기종-조재철-최재수-안성남 등 30대 중후반 선수들은 발이 느려 중앙미드필더마저 약한 경남은 공간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후반 4백으로 전환되면서 안 그래도 약한 중앙 수비마저 뚫리니 속수무책으로 상주의 하프코트 게임에 끌려갔다. 전반 3백에서는 공격 자원이 부족해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후반 공격적으로 올라서면 중앙미드필드가 뚫리고 윙백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계속 공간을 내주는 패턴이 반복됐다.

경남에는 젊은 선수가 많다. 특히 리그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아 전략적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선수도 많다.

경남은 올 시즌 공격수 정성준을 고졸 신인으로 영입했다. 고교 최강 그룹에 속하는 보인고 출신으로 유럽 이적을 추진할 정도로 주목받는 기대주였다. 경남에 와서 R리그(K리그 2군선수 및 부상 복귀 훈련 선수 등이 출전하는 리그) 9경기에 출전해 3득점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경남FC 유스인 진주고 출신 이승엽도 올 시즌 영입한 선수다. K리그 1경기에 출전해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R리그 9경기 2득점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라인에서는 U-21로 활용할 선수가 제법 있는데도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

수비라인은 더 처참하다. 올 시즌 경남 주전 수비수 평균 나이는 34세에 이른다. 이른바 '베테랑의 경험'을 감독이 중용하고 있는데 별무효과라는 게 지금의 성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프로 축구 선수로 최고의 커리어를 보일 수 있는 91년생들은 심지어 R리그에도 나서지 못하면서 경험을 쌓을 기회마저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를 오가는 이광진, 수비수 이재명과 박태홍 등을 활용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김종부 감독은 지난 시즌이나 올 시즌 초반에 비해 굉장히 크게 바뀌고 있다. 하지만 부진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확실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면 아예 판 자체를 크게 뒤흔드는 방법을 택해보는 것도 선택지의 하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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