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1년을 맞은 제8대 거제시의회가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안에선 의원들끼리 사사건건 의견 대립으로 손가락질하기 일쑤고, 밖에선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오롯이 감시·견제해야 할 대상(거제시)을 곁에 두고도 집안싸움으로 힘을 빼니 의정 활동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같은 핫이슈에도 미적댈 정도이니 대의기관이란 수식어가 무색하다. 내부 결속은 거의 모래알 수준이다. 사분오열로 갈라져 구심점을 찾기 어렵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매한가지다. 사실상 '콩가루 의회'다. 내부 질서는 무너졌고, 의원 간 유대 관계도 깨져 버렸다.

이쯤 되자 옥영문 의장이 공식적으로 말문을 열었다. 옥 의장은 지난달 1차 정례회 개회사에서 "경제 회생을 바라는 시민 열망을 가득 안고 출발한 8대 의회가 개원 후 11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지만, 의회 내부 불협화음과 의원 간 반목이 심각함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의회는 합의제기관이다. 상대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할 줄 아는 열린 마음은 의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라며 "때로는 열띤 토론 과정에서 이해 충돌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위원회 활동과 의원간담회 등을 통해 이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폐회사에선 앞으로 의회 운영 방향도 소개했다. 옥 의장은 "청렴한 의회, 상식이 통하는 의회,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는 민생 의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특정 안건의 상임위원회 심사 결과(부결)를 두고서 한 달 만에 갈등이 불거지는 등 의회 모습은 여전히 콩가루에 가까워 보인다. 남은 임기마저 잇단 내홍으로 덧없이 날릴까 봐 퍽 염려된다. 우리 동네 사람들이 또 혀를 차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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