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닷가
용수리에서 신창리까지
길을 따라가면 주변에
풍력발전기가 여럿 서 있다
안개가 지독했던 그 길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던
그 하얀 어둠 속을
더듬더듬 걷다 보면
저 앞 어딘가에서
웅, 웅, 하고
커다란 바람개비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 느닷없이
바람이라도 불면
안갯속에서
거대한 프로펠러가
갑자기 나타나는데
나는 입을 벌리고 꼼짝없이 서서
그 압도적인 풍경을 치어다 보고 있는 거다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일상여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