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닷가

용수리에서 신창리까지

길을 따라가면 주변에

풍력발전기가 여럿 서 있다

안개가 지독했던 그 길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던

그 하얀 어둠 속을

더듬더듬 걷다 보면

저 앞 어딘가에서

웅, 웅, 하고

커다란 바람개비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 느닷없이

바람이라도 불면

안갯속에서

거대한 프로펠러가

갑자기 나타나는데

나는 입을 벌리고 꼼짝없이 서서

그 압도적인 풍경을 치어다 보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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