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해 보이지만 강렬한 내면 성찰
창원·진주·거제서 잇따라
재구성한 백제 미술 문양
산업용카메라로 찍은 부품
유럽 가면 등 소재도 다양

무늬나 문양은 빈 곳을 채워 안정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과 연결돼 있다. 여기에 형태와 색채까지 더해지면 조형미라는 게 생겨 안정감과 함께 즐거움도 선사한다. 이달에 시작하는 전시 중 무늬와 문양과 관련된 것을 모았다.

◇백제의 문양들

미술적인 부분에서 백제인들의 재능은 뛰어났다. 백제 미술은 대륙 기상을 지닌 고구려와 달리, 온화하고 우아한 세련미가 있다. 1일부터 창원시 진해구 몽갤러리에서 열리는 서양화가 김동영 작가의 개인전은 이런 백제 미술 속 문양들을 모티브로 한 작품 30점으로 채워졌다.

작품은 일반적인 백제 미술의 느낌보다 훨씬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작품 속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끄는 게 문양인데, 입체로 표현해 그 자체에서 힘이 불끈하는 것 같다. 여기에 흑, 백, 적, 황, 청 선연한 오방색이 합쳐져 전체 이미지를 완성했다.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 백제 문양과 오방색을 소재로 그린 김동영 작가의 작품. /몽갤러리

작가의 설명을 보자.

"태양이 솟는 동방을 의미하는 청색, 만물의 생성과 창조, 정열과 애정의 의미가 있는 적색, 삼라만상의 소생을 염원하는 흑색, 결백과 진실, 순결을 상징하는 백색, 우주의 중심이자 천지의 색이기도 한 황색 등을 단색 화면의 간략한 조형적 첨삭과정을 거쳐 삶의 희로애락과 세계와 우주의 근원을 향한 사색의 조각들을 압축해서 형상화하고자 시도하였다."

결국, 작품들은 서양화 기법으로 재구성한 백제의 문양들이라 할 수 있다. 고대의 조형미와 현대 감각이 만난 독특한 전시다.

31일까지. 문의 055-547-7997.

◇보이지 않는 무늬

여기, 보이지 않는 무늬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진주 루시다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사진가 윤한종 작가의 'Invisible Beings: 보이지 않는 존재'전. 보이지 않지만, 단단하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전시다.

사진들은 묘한 형태와 질감을 지녔다. 도대체 무엇을 찍은 것일까 궁금해진다. 사진 설명을 보면 실제 1~4㎜ 크기 전자부품이라고 한다. 아주 정밀한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인화된 사진은 높이가 145㎝, 너비가 110㎝.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물체에도 선명한 무늬와 질감이 있다는 사실, 이런 걸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이 큰 사진에 담겨 압도적인 기분마저 든다.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 고정밀 산업용 카메라로 찍은 윤한종 작가의 작품. /루시다갤러리

"이 작업은 전자부품이 사람과 비슷하다는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내면은 실수와 실패, 상처와 아픔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실 사진을 찍은 산업용 카메라를 만들어 파는 사업가다. 카메라 성능을 확인하려 찍어본 전자부품에서 작가는 오히려 인간을 발견한 것이다.

전시는 10일까지. 문의 055-759-7165.

◇화려한 베네치아 가면

가면은 새로운 정체성 뒤로 자신을 숨기기 위한 도구인지도 모른다. 급격한 환경 변화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려는 인간의 노력일 수도 있다. 서양 가면 축제 중에서도 8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베네치아 카니발(Carnevale di Venezia)은 세계 10대 축제에 들 정도로 성대하고 대중적이다. 그 역사만큼이나 축제에 등장하는 가면의 모양과 무늬 역시 다양하다.

해금강테마박물관에서는 1일부터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유럽 가면 문화를 소개하는 'MASK, 베네치아 가면'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2년 경기도 남양주에 있던 유럽장식미술박물관을 인수하면서 거제로 가져온 장식미술품 1500여 점 중에서 가면만을 따로 모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인공 팬텀과 크리스틴 다에가 쓴 가면을 포함해, 베네치아 출신 카사노바를 주제로 만든 카사노바 스틱 블루, 왕족과 귀족을 암시하는 보라색, 황금색으로 표현한 리프 페이스 퍼플 등 가면 151점을 볼 수 있다.

전시는 25일까지. 문의 055-632-06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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