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보좌관 채용
국비 확보 통한 경기 회복 의지 읽혀

기초단체장이 국·도비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나 국회, 광역지자체를 방문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여느 시장·군수와 마찬가지로 강석주 통영시장도 수시로 국회 등을 찾아 도움을 요청할 뿐만 아니라 기회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국·도비 확보 중요성을 강조한다.

통영은 조선업이 호황을 누릴 때 시내 곳곳이 활력으로 가득했다.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주민들의 삶이 침범받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을 걱정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조선업은 몰락했고, 관광객은 급감해 통영 경제를 지탱하던 두 축이 흔들리는 실정이다. 한때 1만 명이 넘는 성동조선해양 노동자가 활보했던 안정지역과 죽림 신도시는 이제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을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처지이고, 급기야 성동조선 3차 매각도 실패로 끝나 청산절차만 남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1년 연장되고,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은 2년이 연장됐다고는 하나 달리 해석하면 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는 통영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통영의 열악한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경기 회복을 위한 종잣돈으로 한 푼이라도 더 국·도비를 받아내는 일은 당면과제다.

며칠 전 시가 개최한 36개 부서별 2019년도 상반기 공약 및 주요업무 추진상황 보고회에서 성과가 나타났다. 간부급 직원 1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고회에서 올 상반기 주요 성과로 2020년 어촌분야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등 공모사업 12건 선정,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핵심관광지 육성 지자체 평가 1위를 비롯한 4건 등으로 총 21건에 144억 원의 국·도비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정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2019년도 당초예산 일반회계 규모가 최초로 5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국·도비 예산 2711억 원을 확보하는 역대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의 국·도비 확보 노력 의지는 이제 '정책 보좌관' 특별 채용으로 이어졌다. 최근 강 시장은 민선 7기 시정 지원을 위해 '5급 상당'에 해당하는 보좌관을 채용했다. 재미있는 점은 해당 인물이 통영·고성을 지역구로 뒀던 자유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의 보좌관이라는 점이다. 비록 오래전 소속 정당을 탈당했다고는 하나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가진 강 시장이 적장(?)을 정책 보좌관으로 임명했다는 사실은 지역에서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강 시장 의지는 확고하다. 시가 국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해당 인물이 20년 넘게 국회의원 보좌관(4급)으로 활동한 국회 전문가여서 시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특별 임명은 결정됐고, 더 이상의 논란은 소모적이다. 정책 보좌관이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강 시장이나 정책 보좌관 모두 주위 논란을 불식하는 길이다. 국회 전문가답게 정치권과 중앙정부 인맥을 잘 활용해 정부 연계사업 등 시가 국비를 더 많이 확보하는 데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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