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골든볼 수상 쾌거
화려한 발재간으로 승리 견인
팀워크 이끄는 막내 리더십도

한국의 분투 끝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남긴 최고의 수확은 단연 '막내형' 이강인(18·발렌시아)의 재발견이다.

형들보다 2살 어린 대표팀의 '막내'로 참가한 이번 대회는 그 가능성을 제대로 증명하는 기회가 됐다.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 등장하며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펼칠 기회를 맞은 그는 세계적인 유망주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며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FIFA남자 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데 주역이 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스트라이커 등 특정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는 그는 뛰어난 개인기를 뽐내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날카로운 왼발 킥이 여러 번 빛을 발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고, 볼 간수와 탈압박, 볼 배급 등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보였다.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전 때는 프리킥 기회 때 상대 전열이 채 정비되기 전 다른 곳을 보는 척하더니 낮고 빠른 기습 패스를 보내 최준(연세대)의 결승골을 끌어내는 등 명장면도 남겼다. 그는 16일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선 전반 5분 김세윤(대전)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대회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번 대회 내내 2골 4도움으로 맹활약한 이강인은 결국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골든볼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유망주로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렸다.

기량에선 '유럽파' 다운 모습을 보이며 동료들의 인정을 받으면서도 생활에선 형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친근감을 표현하는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하며 '막내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언론과 마주하는 기회마다 '경기에 뛰지 않는 형들'을 챙기고, 16강 한일전을 앞두고는 응원하는 팬들에게 "애국가를 크게 불러달라"고 공개 요청을 하는 등 '막내형 리더십'도 빛났다.

대회 내내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주목받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특유의 담담함과 여유로운 모습으로 정정용호의 '즐기는 축구'에 앞장서며 한국의 차세대 간판으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그는 이번 대회 선전과 골든볼 수상을 계기로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부풀렸다. 이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반테, 네덜란드의 아약스 암스테르담, PSV 에인트호번 등 유수 클럽이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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