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전성기 대표적 장소…소유주 "투기꾼 시선 억울"

창원시가 '창동 옛 시민극장 복원사업'을 추진하다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흘러나오는데, 옛 시민극장 소유자는 "괜히 나만 도시재생을 노린 투기꾼처럼 돼버렸다"며 황당한 마음을 전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1월 마산합포구청에서 열린 '마산지역 발전전략 간담회'에서 '마산 부흥 5대 전략'을 발표했다. '옛 시민극장 복원'은 세부 계획 가운데 하나로 포함됐다.

시민극장은 1935년 일본인에 의해 '공락관'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1946년 박세봉(작고) 씨에게 인수돼 '시민극장'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그러다 1995년 <브레이브 하트> 상영을 끝으로 폐관됐다. 현재 건물 외관은 그대로 유지된 채 상가로 활용되고 있다.

'시민극장'은 마산 창동 전성기 때 대표적인 약속 장소였다. 창원시가 복원사업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손을 놓은 상태다. /남석형 기자

'시민극장'은 인근 '코아양과'와 함께 마산 창동 전성기를 상징하는 곳으로, 과거 대표적인 약속의 장소였다. 여전히 그 향수를 간직한 마산지역민이 많다.

이에 시가 복원사업을 진행, 극장 재건축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되살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창원시의 애초 진행 계획은 2017년 2월 토지·건물 매입, 2018년 1월 착공, 2018년 12월 준공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물 건너간 분위기다. 창원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애초 공시지가와 감정평가사 의견 등을 종합해 20억 원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부동산은 변경 요인이 많지 않은가. 그렇다 보니 실제로는 큰 차이가 있었다"며 "현재 정부 뉴딜사업과 접목할 방법 등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께 추진 불가능이라고 보고드린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건물주가 팔 의사도 없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옛 시민극장' 소유주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창동지역 사정에 밝은 한 주민은 "시 복원계획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의 소유주가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적 이득 목적이 들어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도 "소유주가 먼저 시 관계자에게 만나자고 연락해, 높은 가격을 불렀다는 얘기가 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는 황당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옛 시민극장 소유자 ㄱ 씨는 "나는 예전부터 그 건물에 매력을 느껴 마음 두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소유 관계가 복잡해 매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시 복원계획도 계약 이후에야 전 소유주가 얘기하면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ㄱ 씨는 "잔금 치르고 얼마 후에 시에서 연락이 와서 관계자를 만났다. 그때 구체적으로 진행된 얘기는 없었다. 그런데 이후 시에서 사업을 포기했다는 얘길 전해 들었다"며 "나도 나름 오랜 기간 준비해 매입한 것이다. 그럼에도 시에서 원한다면 그에 맞는 명분만 있으면 얼마든지 동참할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속사정을 모르니 나만 투기꾼처럼 내몰리고 있다. 황당하고 속상하다"고 했다.

ㄱ 씨는 "나도 30년 이상 마산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시민극장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건물 매입 후 구석구석 둘러보니 극장 로고가 아직 남아있었다. 그걸 보니 생각이 깊어지더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건물에 대한 나름의 단기적·장기적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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