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항의로 박근혜 사진 내려, 일부 박근혜·박정희 홍보 여전…관리소 "전반적인 검토 필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시민의 요구에 의해 3·15의거기념관에 걸린 박 대통령이 사진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민일보> 취재진은 1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국립 3·15민주묘지 내 3·15의거기념관에 박정희 정부 치적 홍보 내용 등이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본보 보도(5월 27일 자 5면) 이후 변화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 사진이 철거된 사실을 확인했다.

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는 지난달 기념관 내부에 걸려 있던 박 대통령 대형 사진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관리소는 "3·15의거희생자유족회에서 박 대통령 사진 철거를 요구해온 데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기념관을 방문한 관람객의 항의가 많아 사진을 철거했다"며 "철거 결정은 관리소 내부적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 사진은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는데, 이 사진이 철거된 자리에는 '나라사랑 큰 나무'라는 문구와 태극무늬·파랑새·새싹·나무로 구성된 심벌이 장식됐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3·15민주묘지 내 3·15기념관에 있던 박근혜 대통령 사진 철거 전(위)·후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박정희 전 대통령 치적 홍보 영상을 내보내던 모니터도 꺼졌다.

관리소 관계자는 "보도 이후 유족회 등의 요청으로 영상을 꺼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시관 일부 구간에는 여전히 박정희·박근혜 정부를 홍보하는 내용이 확인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시대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박정희 정부는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해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을 이룩하여 오늘날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여기에 더해 파독 광부와 간호사, 베트남 파병으로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3·15의거가 우리나라 민주발전의 씨앗이 되어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꽃피웠으며 박근혜 정부를 맞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 분단의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끌어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 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은 3·15의거 이후 시대 발전상을 연도별로 기술한 과정에서 언급된 것이 아니라, '마산 3·15의거 이후 우리나라의 발전상'이라는 단독 구간에서 전반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보도 당시 민주성지를 모독하는 행위라는 강한 비판이 일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측이 관리소를 찾아 해당 부분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 관계자는 "유족회 등 요청으로 본부와 조율이 있었고, 개선할 부분은 개선하겠다는 반응이 있었다"며 "전반적인 검토가 계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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