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해성고 박진석 학생 책 발간

"팔색조 새끼들은 아주 빨리 '훌~'하고 날아가기 때문에 눈이 빠지도록 집중을 합니다. 날씨 때문인지 오전에는 한 마리도 이 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오후가 되니 '찌요~'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남해군의 한 고등학생이 <새와 함께 꿈을 꾸다>라는 탐조일기 형식의 글을 지난달 말 세상에 내놓아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남해 해성고 박진석(16·사진) 군. 박 군은 이미 남해군에서 '꼬마 새 박사', '고등학생 새 박사'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또래 사이에서 '식물인간'으로 불릴 정도로 아주 어릴 때부터 식물에 남다른 관심을 뒀던 박 군이 새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시절이다.

앵무새와 병아리 등을 직접 키우고 부화시키며 생명의 신비를 접하면서 새를 키우는 것이 무조건 좋았던 박 군. 새에 '미쳐' 남해지역의 새들을 관찰하고, 촬영하고, 또 기록하면서 틈틈이 쓴 탐조일기를 엮어서 이번에 책으로 낸 것이다.

박 군은 자신이 모은 용돈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장만한 카메라로 직접 찍은 200여 장의 사진을 실어 318쪽의 분량으로 탄생한 자신만의 새의 이야기를 <새와 함께 꿈을 꾸다>에 담았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탐조일기를 모아 남해군 나비생태공원에서 '꼬마 새 박사가 들려주는 남해의 아름다운 새들'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우리나라 대표 새 박사인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팔색조의 산란과 이소(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에서 떠나는 일)까지의 과정을 최초로 촬영한 장성래 작가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특히 윤무부 교수와는 자주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새를 관찰하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새 박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대학에 가면 생물학과나 동물학과를 갈 예정이고 대학원에서 조류학을 전공하고 싶습니다. 이후에는 교수가 되어서 학생들에게 새를 가르치는 게 꿈이에요."

현재 박 군은 남해군의 요청으로 중학생 때 시작한 탐조활동 기록을 근거로 '남해의 새' 도감 제작을 위해 생태 지도 제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박 군은 고향 남해에서 서식하는 직박구리, 굴뚝새, 논병아리, 딱새 등 100종 이상의 새들을 관찰하고 촬영하면서 알게 된 새들의 신비로운 세계를 상세히 펼쳐보이고 있다.

박 군은 벌써 두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남해 금산에 서식하는 여름 철새 팔색조의 생태를 오롯이 담은 '팔색조의 육아 이야기'로, 아직 출간을 결정하지 못했으나 조만간 그의 꿈이 담긴 두 번째 책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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