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미디 장르 최초·1000만 영화 사상 최저제작비 '쾌거'

류승룡(43)의 휴먼 코미디 <7번방의 선물>이 마침내 꿈의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23일 하루 동안 667개관에서 3306회 상영되며 33만 5602명을 모아 범죄 드라마 <신세계>(감독 박훈정)에 이어 2위를 지키는 한편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을 1002만 6790명으로 불렸다. 개봉 32일 만이다.

한국 영화로서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6번째, 공식 통계 기준 8번째로 1000만 관객 기록을 이룩하게 됐다.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린 1000만 관객 돌파의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국내 코미디(휴먼, 로맨틱, 정통 등) 장르 최초라는 점이다. 역대 1000만 돌파 영화는 드라마, 액션, 사극 일색이었다. 코미디는 2008년 휴먼 코미디 〈과속 스캔들〉(감독 강형철)이 올린 824만 5523명이 한계였다.

또 비수기인 1~2월에 올린 기록이라 더욱 대단하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 액션 〈도둑들〉(감독 최동훈)을 비롯해 대부분의 1000만 영화들이 7~8월과 12월~이듬해 1월 성수기에 흥행했다. 그나마 비수기 1000만 영화로는 9월 13일 개봉한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 9542명) 정도다. 그런데 1000만 관객을 챙기는 데 걸린 시간은 38일로 〈7번방의 선물〉이 6일 빨랐다.

총제작비는 58억 원(순 제작비 35억 원)이다. 역대 1000만 돌파 국내외 영화 중 최저 제작비다. 그동안 1000만 영화라면 총제작비 100억 원 전후를 쏟아부은 영화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이 같은 선입관을 보기 좋게 허물어뜨렸다. 이 영화의 손익 분기점은 170만~200만 명이다. 한 마디로 제작비 대비 사상 최대인 5배 넘는 수익을 올리게 됐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오픈한 독립 배급사 NEW도 이 영화로 창립 이래 처음으로 1000만 영화를 갖게 됐다. CJ CGV와 같은 그룹 소속인 CJ엔터테인먼트, 롯데시네마를 안에 거느린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달리 상영 체인이 없는 한계를 영화의 힘만으로 넘어섰다. 지난해 투자 배급한 김기덕(52) 감독의 〈피에타〉가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차지한 것에 이은 또 다른 성과다.

김우택(49) 대표는 "회사의 첫 1000만 작품이 탄생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 진정성 하나로 관객과 소통한 결과라서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쇼박스 대표 시절 〈괴물〉로 거둔 흥행 성적을 넘어서고 싶다"고 전했다. SF 휴먼 드라마 〈괴물〉(감독 봉준호)은 2006년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1091만 7204명, 공식 통계로 1301만 9740명을 기록했다.

류승룡은 이제 명실상부한 '흥행킹'으로 자리 잡게 됐다. 2011년 액션 사극 〈최종병기 활〉(747만 633명), 2012년 멜로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 8973명) 등을 흥행시켰다. 그러나 모두 박해일(36), 임수정(33), 이선균(38), 이병헌(43) 등 기존 '흥행 보증 수표'들과의 협업이었다. 첫 원톱 주연인데다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활용한 기존 작품들과 달리 6살 지능의 딸 바보 캐릭터였던 만큼 우려와 기대가 교차됐다. 결과는 기대했던 사람들의 승리다.

남은 관심사는 앞으로 얼마나 더 큰 흥행 기록을 세우느냐다. 마침 극장가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가 홍수다. 〈신세계〉를 비롯해 할리우드 액션 〈라스트 스탠드〉(감독 김지운), 범죄 드라마 〈분노의 윤리학〉(감독 박명랑) 등 21일 개봉작들이 다 그렇다.

28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스릴러 〈스토커〉(감독 박찬욱)도 마찬가지다. 만화영화가 주로 낮 시간에 상영되는 만큼 낮밤 모두 볼 수 있는 유일한 가족영화다. 24일부터 3·1절 연휴가 끝나는 3월 3일까지 너끈히 150만 관객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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