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한 명 한 명이 주인공…학생들이 기획하며, 경쟁교육 아닌 협력 수업

지난 16일 오후 1시 50분, 창원 태봉고의 올해 4번째 '배움의 공동체' 공개수업이 3층 다목적실에서 시작됐다. 배움의 공동체 경남협의회 회장인 창원봉림고 황금주 교사와 김해가야움, 김해삼방고, 합천 원경고와 태봉고 여태전 교장 등 20여 명의 교사들이 참관했다. 박경화 교사의 1학년 미술 공개수업이었다. 학습주제는 '색의 대비를 실생활에 활용하는 것'이다.

(교사)지난 시간에 색을 하나씩 골랐죠. 지금도 하나씩 골라라 오늘 필로(살짝 웃음 띠며). 자기가 고른 색 들어보세요. 오우~ 빨간색, 왜? (학생)정열적이잖아요. 보라색은 누구? (학생)지금 바꾸고 싶은데요. 바꿔! 왜 바꿨어? (학생)오늘 기분이 이게 아니에요. 왜 하얀색? (학생)유용해서요. 너는 왜 검정색? (학생)모든 색과 다 어울려요. (학생)2개 해도 돼요? 그래요. 왜? (학생)원래 좋은 것과 오늘 좋은 것 하려고요. 왠지 이 색이 오늘 나를 좀 잡아 줘 하고 끌어요.

자, 지난 시간 했던 것 훑어보자. 명도가 뭐야? (학생)색의 밝기요. 그럼 채도는? (학생)색의 맑고 탁한 정도요. (빈센트 반 고흐와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보여주면서)색상을 이야기해볼까. (학생) 명도가 낮아요. 명도 대비 보색 대비가 있어요. 그럼 두 사람 성격을 상상해볼까? (학생. 렘브란트 쪽 보고)무뚝뚝하고, (고흐 쪽)정신이 나간 것 같아요.

이제부터는 실습이에요. 색종이를 써서 작품 만듭니다. 여러 대비를 만들어 봅니다. 어떤 대비가 쓰였지? (학생)한난대비요. 면적대비요. 넓고 좁고. 잘했어. 또? (학생)보색대비요. 이거 명도대비도 돼요? 그래 채도대비도 되네.

(수업 20분 경과. 교사)자 이제 놀자. 놀 준비 됐나? 색종이 들어봐. 지금부터 소개팅 나가자. 누구 대표로 춤 한번 춰볼까. (학생)춤을 왜 춰요? 즐겁게 춤을 추다가 딱 멈추는 거야. 멈추면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아가. 찾았으면 커플끼리 다시 둥글게 서서 색 대비를 보는 거지. 자, 시작! (춤과 노래 끝에) 멈춰! 자 커플끼리 색 대비를 볼까? (학생)한난대비도 되고 보색대비도 돼요. 명도대비 채도대비요. 보색대비요. (교사)아니 그건 보색은 아니잖아.

(15분 경과. 교사)자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해볼까? 지금부터 광고발표를 합니다. (맨 처음 조) 저희 조는 태봉고 공익광고를 만들었어요. 나는 빨강이, 난 파랑이, 난 노랑이, 난 검정이. (다름 다름 다름 음향 효과) 색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지만, 함께 모이면 다 어울리는 친구들. 이렇게 만나면 채도 명도 한난 전부 다 모이면 이렇게 큰 걸 만들어내죠.'

(교사) 어때? 평가 한번 해줘. 다들 자기들 꺼 한다고 정신이 없네. 자, 두 번째 팀. (두번 째 팀) 제목은 '경차를 타고 다녀요'. 시멘트건물뿐 회색뿐인 도시. 언제까지 양심 없이 무채색 꿉꿉한 세단차 타고 다닐래요? 이제 경차로 예쁘게 도시를 물들여요. 도시를 하얗게 바꿔봐요.' (박수)

자, 세 번째 팀. (세번 째 팀) 눈이 쌓인 등산길에 두 친구가 등산을 합니다. 보라는 초록이를 업고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성격이 정반대이지만, 알고 보면 잘 어울립니다. (웃음과 박수) 무슨 대비를 썼죠? 보색대비요. 잘했어요. 이제 마지막 팀. (마지막 팀) 속옷 광고예요. (주황색 비키니 입은 여성에게 파란색 하늘색 속옷 입은 남성들이 다가가면서 영화 죠스 주제음악을 넣는다) 빠밤빠밤빠밤~. (웃음소리 때문에 광고는 정신없이 끝남) (교사)채도대비나 보색대비, 한난대비 등 다양하게 구사했네.

자 이제 마무리를 할까. (화면에 '색의 대비는 □와 같다'를 보여주며) 자 어떤 표현이 있을까? (학생)비빔밥요. 서로 섞여요. 만남요, 태봉고요. 인연이요, 반대되는 색인데 그게 잘 어울려요. 정해진 인연같아요. 우주와 같아요. 우주에 모든 행성이 있어요, 색깔처럼. 박경화 같아요. (교사)왜? (학생)샘한테는 여러 가지 대비가 들어있어요. 재밌고 화나고. (교사)맘에 드네. 가장 맘에 드는 답이다. 자, 다음은 2차 고사 시험범위입니다. 요게 범윕니다. (학생들)아~.

2시 40분에 수업 끝. 태봉고 이순일 교사가 "조금 있다 3시부터 1층 시청각실에서 공개수업 협의회가 있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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