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북면 휴먼빌 앞 산단조성에 소음·분진 등 우려…입주예정자 시청서 항의집회
분양 당시 '생태도시(Eco-Town)'로 대대적으로 광고됐던 창원시 의창구 북면 무동지구 일신건영의 휴먼빌 아파트. 광고대로 아파트 부지는 북면을 가로지르는 대로에서 차량으로 10분 정도 떨어진 '공기 좋고 물 좋은' 무릉산과 천주산 자락 사이에 놓여 있다.
16일 오후 차량 1대만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마을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 보니 휴먼빌 1·2단지 10여 동이 세워지고 있었다. 아직 주변 도로 공사는 시작되지도 않았고, 산을 깎은 자국만 많다. 고공 타워크레인과 아파트 콘크리트 건축물이 보이는데, 현재 공정률은 45%.
그럼에도, 입주민들은 내년 6월 입주를 한참 앞두고 요즘 매주 아파트 공사 현장을 찾고 있다. 202동과 최단거리로 불과 155m 떨어진 곳에 철강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861가구 휴먼빌 단지 인근 무동리 산 일대에 32만 2000㎡ 규모로 창원지역 철강유통업체 40여 곳이 입주하는 창원철강일반산업단지가 만들어진다.
202동 주민들은 철강산단을 거의 마주 본 채 살 수밖에 없었다. 4차로 도로를 경계선으로 삼고 아파트 단지와 철강산단이 이웃하는 꼴이다. 14층 규모인 202동뿐만이 아니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16~20층인 106·107동 등과 철강산단의 직선거리도 200m 정도다.
안전모를 쓰고 107동 11층과 12층 사이에 올라가 철강산단 예정지를 바라봤다. 과거 채석장이기도 했던 철강산단 예정지는 민둥산이 반듯하게 깎인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한편에는 돌이 쌓여 있고, 다른 한쪽에는 나무도 듬성듬성 심은 흔적이 보였다.
입주민 300여 명은 이날 오전 창원시청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입주민에게 친환경 에코타운 조성이라고 사기 친 창원시장은 사과하고 철강산단 조성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환경영향평가에서 왜 가장 문제가 예상되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지 않았는지, 사업이 끝난 채석장 복구를 철강산업단지로 땜질하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같은 내용의 공개서한도 창원시에 전달했다. 일신건영 본사 개발사업팀도 철강산단 조성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창원시에 건의서를 보냈다.
반면, 철강산단을 추진하는 창원철강협회(주)는 예정지를 바꿀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인가 신청 업무를 맡는 창원시 도시정책과는 환경 피해 우려 등 아파트 민원에 대한 철강협회의 보완 대책을 놓고 입주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시 도시정책과 관계자는 "철강협회가 제출한 보완 대책과 관련해 환경 영향을 예측해보고, 입주민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며 "철강산단 사업 추진을 취소할 수 있는 요인은 없다. 철강협회 측에도 휴먼빌 입주민들과 만나 사업 시행의 타당성을 이야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아파트가 제일 가깝고 중요하니까 환경영향평가서에도 경관 면 등에서 기준을 잡아놓았다. 채석장 복구는 이미 올 1월 완료돼 철강산업단지로 메우려 한다는 주장도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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