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함양 임천강 '문정 홍수조절댐' 건설예정…용유담 수몰 위기
지리산댐(문정댐)의 실체가 드러났다.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문정 홍수조절댐'이라는 이름으로 함양군 임천강에 지리산댐을 건설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천강은 용유담 하류에서 약 3.2㎞ 떨어진 지점으로 이곳에 댐이 건설되면 용유담은 수몰된다.
이러한 사실은 수공이 지리산댐 건설 예정지라는 이유로 용유담 명승 지정 보류 의견을 낸 뒤 지난달 20일 문화재청의 현장 재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환경단체들은 "홍수조절용 댐이 아니라 사실상 부산 식수댐 건설계획으로 용수 확보를 전제로 한 국내 최대 다목적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과 지리산댐 백지화 함양군·마천면 대책위원회,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생명연대는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댐 건설계획 실체를 공개하고 사업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환경단체가 공개한 수공의 의견서 등에 따르면 정부와 수공은 지리산댐 후보지 5∼6곳을 조사해 저수량과 홍수조절 효과 등을 고려해 임천강을 최적지로 판단하고 정부 계획에 반영했다. 더구나 4대 강 사업과 마찬가지로 재해예방시설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했다. 사업계획이 확정된 상태에서 총사업비 규모를 검토하기 위한 간이예비타당성조사(비용 사전심사제)가 진행 중이며, 오는 5월께 완료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당시 기획재정부와 수공의 예비타당성조사에는 4627억 원을 들여 높이 103m, 길이 400m, 총저수량 9400만 t의 규모로 연간 5290만 t의 홍수를 조절하는 댐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간이예비타당성조사 중인 댐 규모는 애초 건설 방안의 2배에 달한다. 사업비 9898억 원을 들여 높이 141m, 길이 869m, 총저수량 1억 7000만t의 규모로 연간 1억 2100만 t의 홍수를 조절하는 댐이다.
환경단체들은 "지리산댐 높이는 50층 빌딩과 비슷한 국내 최고이고, 길이도 896m나 돼 접시 모양의 진주 남강댐(1126m)에 이어 국내 두 번째를 차지한다"며 "지리산댐 용수 확보 가능량이 9만 5000t에 이르기 때문에 결국, 지리산댐 계획이 부산 물 공급을 위한 식수용댐 건설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어떤 규모로든 간이예타 조사가 완료되면 예산편성 및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 늦어도 내년이면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규모나 목적, 추진 방법을 볼 때 제2의 4대강 사업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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