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댐에 때문에 훼손위기, 환경단체 반발

함양군 마천면 용유담이 '제2의 구럼비바위'로 떠오르고 있다.

구럼비바위가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논란의 상징물이 됐다면, 용유담은 지리산댐 건설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특히 용유담은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예고할 정도로 역사·문화적 가치를 이미 인정받았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 1월 말 명승 지정을 보류했다. 용유담이 지리산댐(문정댐) 건설 예정 지역에 포함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리산댐 백지화 함양군 마천면 대책위원회와 지리산종교연대·지리산생명연대·진주환경운동연합은 14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 용유담이 제2의 구럼비바위가 되길 바라는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예고 됐다가 보류된 함양 마천면 송정리 용유담 전경. /함양군청

용유담은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계곡이 비경을 이룬 곳으로,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08년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꼽았다. 2006~2008년 경상대 경남문화연구원은 '전통명승 동천구곡 학술조사'에서 "용유담이 명승 및 천연기념물로서의 학술적 가치가 매우 커 명승지정을 통한 보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해 말 용유담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와 함양군이 "지리산댐 건설이 예정된 지역"이라는 이유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명승 지정이 보류됐다.

환경단체들은 "숱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지리산댐 건설계획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 과정없이 수공과 국토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엉터리 사업"이라며 "국회 동의나 관련 예산도 확보되지 않아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데도 이를 이유로 명승지정이 보류된 것은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명승 지정 예고는 관련 전문기관의 오랜 연구용역조사와 문화재청 자체 심의과정을 거쳐 자연경관과 역사문화·학술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문화재청이 관련 기관 요구에 떠밀려 명승지정을 보류한 것은 자기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공과 함양군은 명승 지정 반대 의견을 즉각 철회하고, 지리산댐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8일 함양군 용유담과 용추폭포·거연정과 밀양 월연정 등 4곳을 명승으로 지정예고했으나, 지난 1월 4일과 10일 각각 수자원공사와 함양군이 명승지정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자, 같은 달 28일 3곳만 명승지정을 하고 용유담은 보류했다. 문화재청은 이달 안으로 용유담에 대한 현장조사와 재심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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