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소셜네트워크 환경…고객 마음잡고 수익 모델도 찾아야

웹스터 사전은 2003년부터 해마다 연말이면 올해의 단어 10개를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 2004년 Top10 중 1위는 '블로그(blog)'가 차지했다.

우리나라 역시 '블로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이것이 인터넷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적어도 10년쯤 됐다고 하겠다.

◇블로그는 낡은 매체? = 강산이 변한다는 그 10년 만에 블로그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는 얘기가 간간이 들려온다. 실제 근래 몇 년 사이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는 호평을 들으며 승승장구해왔지만,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모습니다.

1인 미디어를 주도해왔던 '파워 블로거'들이 SNS로 대거 진출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절대적인 횟수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더구나 페이스북이 자체 기능이 단순하지만 오픈API를 통한 확장성에 바탕해 블로그, 카페 등으로 흩어져 있는 다양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페이스북 안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블로그가 각광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음의 메타블로그 View(예전의 블로거 뉴스)를 비롯해 다양한 메타블로그 사이트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다음 뷰는 독보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정설이다. 그리고 파워블로거 대부분은 IT 분야나 시사 블로거들이 주도했다. 이는 다음 뷰의 블로거 정책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데 다음이 '블로거 뉴스' 시절 초창기에는 IT블로거를 집중 지원했다. IT블로거가 자리잡자 시사블로거를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다음 뷰는 라이프나 문화/연예 블로거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의 파워 블로거들이 의기소침해진 탓도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내·외부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전성기 에 비해 블로그를 외면하는 블로거도 늘고 있다. 실제 블로그에 포스팅했을 법한 글을 페이스북의 기능인 노트나 사진에 게재하는 블로거도 늘고 있다. 블로그가 '낡은 매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페이스북, 네이버를 보는 듯하다 = 국내 사용자 150만, 전세계 사용자 5억 명을 넘어선 페이스북의 행보를 보고 있자면 예전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를 보는 듯하다. 네이버는 누리꾼들의 정보를 '지식인'으로 끌어모으면서 도약했으며, 카페·블로그 등을 통해 하나의 철옹성을 쌓았다. 네이버에서 다른 포털의 정보는 검색할 수 있지만 다른 검색엔진에서 네이버 내부의 블로그나 카페, 지식인 등은 검색할 수 없도록 폐쇄정책을 썼던 것.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모든 인터넷의 정보를 페이스북으로 보낼 수 있지만, 외부에서 페이스북의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페이스북 콘텐츠를 검색할 수 없는 것은 페이스북 시스템이나 철학과도 관련 있어 쉽사리 바꿀 수는 없는 문제이므로 제쳐 둔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을 한다는 것이 곧 '페이스북을 한다는 것'으로 일반화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퍼지고 있어 페이스북 안으로 콘텐츠가 몰려 드는 현상은 걱정스럽다.

결국 모든 콘텐츠를 페이스북 안으로 블랙홀마냥 흡입하려 하지만, 저장되지도 검색되지도 않는 '쓰레기'로 만들 우려가 있다.

◇제국이 위협받는 구글 = 구글 검색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국내 네이버나 다음, 네이트 같은 포털의 검색은 검색도 아니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광고 같은 요인이 아니라 검색 알고리즘 자체에 충실한 검색 결과를 내놓기 때문이다. 아울러 구글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다는 점도 구글의 장점이다. 심지어 구글은 디지털화되지 않은 모든 활자를 디지털화한다는 계획에 따라 전 세계 주요 도서관에서 책을 스캔 받고 있다. 구글로 검색되지 않는 것이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글은 전세계 최고 트래픽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이미 지난달 페이스북에 1위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이를 두고 구글이 빼앗긴 1위 자리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인터넷에 쌓인 콘텐츠를 '구글'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넣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단지 색인 정보만을 저장할 뿐이다. 최근 개념이 확립되고 기업에서 속속 도입하고 있는 '클라우딩 컴퓨터(분산형 컴퓨터)'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개방·참여·공유라는 웹2.0 환경에서 SNS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도약하는 단계에서 웹2.0 정신에 충실한 구글, 웹 2.0 정신을 뛰어넘어 새로운 체계를 구축해가는 페이스북은 머잖아 건곤일척의 대전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 최후의 승자는 이용자의 마음을 얼마나 빼앗느냐 뿐만 아니라 어떠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인가, 어떠한 비전을 세우고 실천해나가느냐는 등에서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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