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약속했지만 민주주의 헌신 사명 깨달아 선회" 대선·총선 낙선 후 신학 입문 "다시 정치할 뜻 없다"

"2008년 9월 24일 목사안수를 받고 지금은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에서 생명나무교회 담임목사직을 맡아 개척교회를 맡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개척교회를 하고 있다는 목사를 왜 경남도민일보가 인터뷰했을까? 옛 마산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했으며, 대통령 선거까지 출마했던 김호일(사진) 전 의원이 바로 그 목사이기 때문이다. 경남도민일보 2008년 9월 17일자 '마산 올드보이 3인방 지금은 뭘하나'란 기사를 통해 목사가 되었다는 소식은 알려졌지만 그의 구체적인 근황은 지역에서 멀어졌다. 그런 그가 지난달 15일 기자와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됐다. 궁금하던 차에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인 인터뷰를 해보자 싶어 요청을 했고, 그도 흔쾌히 응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마약과도 같다는 정치를 접고 갑자기 목사가 된 까닭이었다. 더구나 그의 평소 행동을 보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기독교인으로 보기 어려운 점도 많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07년 6월 13일 신미래당 창당과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계룡산에 잘 아는 도사가 있는데 이 도사가 며칠전 봉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꿈을 꿨다면서 내가 대통령이 될 계시를 받았다고 전해왔다"는 얘기를 했다. 유일신을 신봉하는 기독교인으로서 도사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선 출마를 설명한다는 것은 상식에 안 맞는 일이다.

2008년 목사 안수를 받고 현재 서울에서 개척교회를 맡고 있는 김호일 전 의원.

그러나 인터뷰 결과 그는 마산고 1학년 때 교회에 다녔으며, 친구 6명과 성직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그 중 5명은 신학대학으로 진학했지만 자신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데 헌신하는 것이 사명'이라는 신념을 얻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로 진학하게 됐다.

"정치인이 일반적으로 사주보는 운명철학관을 자주 찾는 편인데, 저도 들락거린 일이 있었어요. 그 때마다 '당신은 성직자가 될 운명의 사람이다'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지요. 평소 고등학생 시절 목회자가 되겠다며 서약하며 기도해 온 일 때문에 늘 마음 한구석에 부담을 느끼며 살아왔지요."

그런 그에게 계기가 된 것은 대선과 총선 낙선이었다고. 낙선 후 신앙에 몰두하면서 옛날 '하나님께 사명자가 되겠다'고 서약한 부담을 실천하기로 하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목사가 됐는데, 정치를 다시 하고싶은 마음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지난 지방선거 당시 그의 아내와 나눈 대화를 인용하면서 정치할 마음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지금은 정치라는 시궁창을 빠져나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며, 기쁨의 나날을 누리고 산답니다."

그가 또 깨끗이 잊은 게 술이란다. 두주불사의 주량을 자랑하던 그가 어느날 술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친구들 앞에서 "술 끊는다" 선언한 이후 3년 동안 포도주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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