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위기의 마산항' 해법 없나? (상)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최근 마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4년부터 컨테이너 처리 실적이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마산상공회의소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영향도 있지만 지난 2006년 러시아 보스토치니항으로 가는 항로가 폐쇄되고, 인근 부산항 신항이 개발되면서 컨테이너 물량이 타지역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미친다. 지난해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2006년과 비교했을 때 40억 원 정도 감소했다.

또한, 오는 2012년에는 가포신항이 문을 연다. 이에 따라 마산항과 가포신항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서로 누가 더 많이 먹나 하는 식의 경쟁구도에 휩싸이게 될 우려가 크다. 사실 그동안 마산항은 항을 기점으로 옛 마산시와 옛 창원시로 행정구역이 나뉘어 지자체 관심과 지원이 부족했다.

하지만, 창원시 출범으로 창원시 해양개발사업소 항만물류과가 새로 만들어졌다. 마산항과 부산항 신항, 가포신항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논의가 시급한 때다.

지난 2005년 11월 11일 열린 마산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기공식. /경남도민일보DB
컨테이너 2009년 1만 3500TEU…3년 새 50% 감소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이하 마산해양청)은 지난 24일 올 7월까지 마산항 수출·입 물동량을 발표했다.

7월까지 마산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731만 8000t으로 이 가운데 수출·입 화물은 370만 9000t,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341만 1000t)보다 8% 증가했다. 특히 수출은 268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나 증가했다. 기계류와 자동차, 굴착기 등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마산항 전체 물동량도 증가했다.

지난해 119만 5599t으로 최고의 성장세를 보였던 2008년보다 21% 감소했지만 지난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컨테이너 수송 실적은 감소하고 있다. 우선, 올 7월까지 실적은 7804TEU로 지난해 7월 8389TEU보다 6% 감소했다.

또한, 지난 2006년부터 마산항 컨테이너 처리실적을 보면 2006년 3만 3000TEU, 2007년 2만 9000TEU로 감소하다 2009년에는 1만 3500TEU로 뚝 떨어졌다. 3년 만에 50% 넘게 감소한 것이다.

그동안 마산항은 무역항으로 환태평양 동남아시아권의 교역항만 구축과 동남권 물류기지항으로 배후산업단지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연근해 컨테이너 중심기지항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는 마산항 입지를 좁힐 뿐만 아니라 오는 2012년 개항할 가포신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12년 가포신항 개항 앞두고 대책 수립 절실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4부두는 2부두의 서항지구 매립계획으로 지난 2009년부터 2부두의 컨테이너 화물을 유치했음에도 전체 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해운업체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산항 선사인 남성해운 관계자는 "마산항은 중국, 일본과 비교적 가까운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는데도 최근 2~3년 상해 항로, 청도 항로, 오사카 항로 등이 폐쇄되고 남은 건 일본 도쿄와 시모노세키뿐이다"며 "부산으로 다 가고 있다. 부산은 선사에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마산항에도 이런 유인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처리물동량은 개장 첫해인 2006년에는 3개 선석을 가동하면서 23만 800개를 처리했지만, 지난 5월 184만 7000개를 처리해 부산항 전체 572만 8000개의 3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컨테이너 물동량이 중요할까. 이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한국항해항만학회지에 발표된 허윤수·김율성 연구원의 '컨테이너 화물 처리에 따른 부산지역 경제 기여도 원 단위 산정 연구'에 따르면 컨테이너 화물과 관련되는 해상부분 업종에 대한 전체 TEU당 매출액 원 단위를 23만 8230원으로 산정했다. 해상 운송업과 하역업, 선박 급유업, 항만 용역업, 선박 수리업 등 다양한 지역업체에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를 마산항에 적용해보면 지난 2006년 3만 3000TEU는 78억 6000만 원 정도(23만 8230원×3만 3000TEU)의 지역경제 기여도를 추정해 낼 수 있다. 이대로 추산하면 지난 2009년은 32억 원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마산상의 관계자는 "기존의 마산항 물동량의 타지역 이탈을 최소화하고 2012년 영업을 시작하는 가포신항에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당장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