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마산종합운동장 터' 고른 시민 많아 창원시 당황참여시민 수 대비 선호도는 창원이 높아 승패 '애매모호'

사실상 마산시와 창원시의 기 싸움 양상을 띤 마창진 통합시의 명칭·시청사 소재지 결정을 위한 시민 공모에서는 수치상으로는 일단 마산시가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면을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 싸움으로 변질된 명칭·시청사 소재지 결정 과정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마산·창원 기 싸움 = 애초 통합시 명칭과 소재지 공모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창원시는 다소 느긋한 표정이었다.

최근 각종 언론에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시 명칭은 창원시, 청사 위치는 기존 창원시청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한 시민여론조사에서도 '창원시' 명칭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기존 청사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창원시청 청사를 쓰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렇게 믿는 구석(?)이 있어서인지 통합시 명칭·청사 소재지 공모에서도 창원시 공무원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창원시는 국제적인 지명도가 있는 브랜드 파워와 도 단위 기관이 밀집해 있고, 창원광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지리적 여건상 '시 명칭'과 '청사 위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다. 여기다, 현실적으로 새로운 터에 청사를 신축하는 방안보다는 기존 청사를 활용하면서 이후 신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창원시는 시민 공모 결과에서 마산시와 마산종합운동장 터가 창원시와 현 창원시청사보다 더 많이 응모된 것으로 나타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명칭은 마산시가 1만 402건으로, 창원시 9868건보다 500여 건이 더 접수됐다. 소재지는 차이가 더 크다. 마산종합운동장이 1만 6427건인 반면 창원시청사는 8234건에 머물렀다.

통합시청사 소재지 공모 결과 1위로 꼽힌 마산종합운동장(위)과 2위 현 창원시청사.
이 같은 결과는 양 지역에서 응모한 숫자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응모자별 주소를 보면 명칭은 창원이 1만 51명, 마산이 1만 6401명이고 소재지는 창원이 9760명, 마산이 1만 6900명이다. 진해시에서 응모한 숫자는 각각 363건, 380건으로 미미했다. 결과적으로 마산 쪽 응모자가 많았기 때문에 명칭에서 마산시, 소재지에서 종합운동장이 많이 응모됐다고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자세히 보면, 소재지는 2배가량 차이가 나지만 명칭은 마산 쪽에서 6000여 명이나 더 응모했음에도 결과는 500여 건밖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마산 쪽 응모건의 상당수가 '마산'이 아니라 '창원'을 써냈거나 다른 이름을 응모했음을 뜻한다.

이리 보면 어느 쪽이 승자인지 모호해진다. 최종 승자는 어느 쪽이 될까?

◇선정 과정 우려 = 일부에서는 현재 이 같은 방식으로 명칭·시청사 소재지 결정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통합시 명칭 선정과정에 도시브랜드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데다 전문가들이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수식 전 부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도시이름 중 가장 브랜드 가치가 높은 도시명칭을 선택해 각종 공부, 서식정리, 간판, 도로표지판 교체비용 등을 아껴야 한다"며 "통준위가 시민의 이름을 빌려 공모하는 것은 사후 비난과 책임을 면하려는 면피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명칭 문제는 현재 통준위가 주로 3개 시의회 의원들로 구성돼 있어 태생적으로 지역 이익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며 "공모와 전문가의 안을 갖고 병행 심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