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의 날, 신문유통원 들렀더니속지 몇 부만 넣어도 허리 아파 '에구구구'배달비 갈수록 늘어 공동배달제 확대 절실

오늘(7일)은 신문의 날이다. 신문의 날은 1957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지 <독립신문> 창간 61주년을 맞아 제정됐다. 신문사마다 신문의 날을 전후로 '언론 자유의 중요성'과 '신문의 역할'을 되새기는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경남도민일보는 이날 오전 국립 3·15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신문의 날을 하루 앞둔 6일 새벽 신문과 독자를 이어 주는 해다미(해를 담아다 주는 사람, 신문 배달원의 애칭)와 신문유통원 마산사업소 강도석 팀장을 만났다.

'속지 작업의 달인' 고창규 씨가 6일 새벽에 신문유통원 마산사업소에서 속지삽입 작업 시범을 보이고 있다. /민병욱 기자
◇신문배달은 '어림도 없네' = 6일 오전 1시 40분. 기자는 마산 장군동에 있는 신문유통원 마산사업소 공동작업소를 찾았다. 본격적인 신문배달에 앞서 '속지 작업'(본지에 경제면 같은 별도 지면을 끼워 넣는 작업)이 한창이다. '척, 척, 척' 속지 들어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속지에 들어가는 전단작업은 어느 정도 자동화가 이뤄졌지만 사람 손이 필요하다. 중·고등학교 시절 용돈 번답시고 신문 배달을 해본 적이 있는지라 자신 있게 신문 한 묶음(60부로 추정) 달라고 했다. 구석에 있는 탁자 위에 신문을 올려놓고 속지 작업을 했다. 몇 부 넣지 않았는데 허리가 아파진다. 옆에 있던 '속지 작업의 달인' 고창규(42) 씨의 엄청난 손놀림을 넋 놓고 구경만 했다. 고 씨는 1시간 안에 1500부 정도 속지를 넣는다.

그런데 젊은 사람의 모습이 안 보였다. 옆에 있던 이계화(48) 팀장은 "요새는 젊은 사람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중·고생이 많았는데 지금은 부모 과잉보호 때문인지 안보이네요. 솔직히 우리도 젊은 사람들, 못 미덥거든요. 비만 조금 내려도 배달하지 않으려고 해요. 참 갑갑합니다." 다른 신문보급소도 사정이 엇비슷하단다. 아무튼, 요즘 신문 한 부당 배달원 몫으로 떨어지는 건 2000원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고 정해진 건 아니고 지역별, 구역별로 '천차만별'이란다. 철저히 '수요와 공급법칙'이 적용된다.

기왕 새벽에 나온 거 신문제작의 '최종단계'인 신문배달까지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강 팀장이 다시 말린다. "여기 신문 돌리는 사람들은 배달코스가 머릿속에 다 그려져 있거든요. 민 기자 끼어들면 괜히 방해만 하는기라." 기사 쓴답시고 폼만 잡을 줄 알았지, 신문이 독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지 정말 몰랐다.

◇공동배달 확대, 독자 선택권 강화 = 신문유통원 마산사업소는 지난해 3월 21일 문을 열었다. 현재 마산사업소는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매일>, <경남연합일보>, <경향신문>, <매일경제>, <국민일보>, <문화일보>, <스포츠칸> 등 9개 신문 4100여 부를 공동배달하고 있는데 5개 신문 지국이 참여하고 있다.

마산사업소는 경남지역의 공동배달 사업을 아우르고 있다. 2009년 4월 현재 민영(전국지역지 포함 3000부 이상 공동배달) 센터 25곳, 소형(전국지역지 포함 1000부 이상 공동배달) 8곳 등 33곳을 운영·관리한다.

마산사업소는 올해 소형센터 7곳을 더 늘릴 계획이다. 신문을 보고 싶어도 지국이 없어 신문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다.

강도석 팀장은 "소위 '조중동' 메이저 3사가 신문시장을 독식하고 있는데 이들이 공동배달에 나서주기만 해도 상황이 조금은 더 나아질 텐데 무척 아쉽다"면서 "유통원에 배달을 위탁하면 배달 부수, 독자 명부 등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사는 인쇄, 유통, 운송까지 언론사가 개별적으로 감당하고 있다. 기득권 잃을까 걱정만 했지 정작 폭탄(큰 고정지출)을 안고 가는 줄은 모르는 것이다.

신문사 입장에서 공동배달은 '저비용 고효율, 일거양득'이다. 신문 지국에서 여러 군데 맡아서 해오던 배달을 유통원에 일임하면 배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지국이 없으면 배달이 어려웠던 곳도 유통원의 공동배달망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다.

김남석(경남대 신문방송학전공) 교수는 "공동배달이 더 확대돼야 현재 신문사마다 배포망 구축에 들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신문 저널리즘의 핵심이랄 수 있는 편집활동으로 신문사 간 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공배 확대는 결국 신문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해 신문 전체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문유통원이란?

신문유통원은 지난 2005년 1월 제정된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 제37조에 근거해 그해 11월2일 설립됐으며, 신문사의 과다한 유통비용을 절감해 신문산업의 위기 극복에 이바지하고 신문독자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공동배달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 등을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해 5월 신문유통원과 신문 공동배달사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공동배달센터 개설과 운영에 적극협력하는 등의 내용으로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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