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내 남자의 여자' 불륜남과 이름 같아

조폭수사로 유명세를 치른 검사로 90년대 초 SBS 화제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졸지에 불륜 남으로 둔갑돼 당혹해하고 있다.

위 홍준표 의원, 아래 극중 홍준표 역을 맡은 배우 김상중
홍의원의 난감함은 SBS가 새 월화극으로 내건 <내 남자의 여자>(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의 극중 남자 주인공 이름이 공교롭게도 '홍준표'기 때문이다.

홍 의원 "표현의 자유라 해도 신경 쓰여"

홍 의원은 최근 이 드라마 예고 편 등을 본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이같은 캐릭터 내용을 들어 직접 자신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보기도 했다.

자칫 사람들에게 불륜남 홍준표 이미지가 덧씌워지지나 않을까 괜한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적 상상력으로 만들어지는 이같은 드라마에 대해 홍의원 입장에서 직접 뭐라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홍 의원은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6년 동안 바람 한번 안피우고 성실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대중의 주목을 받는 정치인 입장에서 드라마속 불륜남 이미지와 겹쳐지는 것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홍의원은 29일 S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앤 조이>에 출연해 이같은 답답한 속을 털어놓기도 했다.

홍의원은 방송에서 "홍준표라는 이름이 평범한 이름도 아닌데 이렇게 주인공 이름으로 그것도 불륜남 이름으로 등장해 정치인으로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작가와 연출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할 의사는 전혀 없지만 이름이 같은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한편 홍의원의 보좌진은 이같은 홍의원의 생각을 제작진에게 조심스럽게 전하기도 했지만 이름을 바꾸는 문제는 그리 실현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내 남자의 여자>의 제작 관계자는 "그런 요청을 전달받은 적은 있다"면서 "늘 드라마 제작 초기에 발생하는 일중에 한 에피소드인데 고의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령 '누구 아빠'라고 부르는 호칭 방식도 병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SBS 개국과 함께 최대 대박 드라마가 된 <모래시계>의 실제 주인공으로 한 때 화제가 됐던 홍의원은 13년여만에 같은 방송사에서 불륜남으로 정반대가 되는 아이러니를 맛보고 있다.

노컷뉴스/남궁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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