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양보없는 ‘노선 쟁탈전’

마산 창원 진해 3개시와 마창시내버스협의회 소속 8개 업체, 진해여객간의 노선 ‘갈등’이 ‘전쟁’으로 변하고 있다.

합의점을 찾기 위해 3개시 대표자와 업체 대표자가 만나 논의를 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데 이어 진해시와 진해여객은 노선을 신설해 마산과 창원에 버스를 추가 투입했다.

이에 대해 마창시내버스협의회는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따라서 3개시와 각지역 버스업체는 한치의 양보없이 각자 제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시민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준데 대해 3개 시와 시내버스업체는 책임과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과 =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6월20일 마창지역 시내버스의 전면적인 노선개편이 시작되기 전부터다.

진해 “의견 묵살”VS 마창 “대안 수용안해”

진해시와 진해여객은 마산시와 창원시가 노선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진해시의 의견을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새로 생긴 산업도로 주변에 시내버스 수요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노선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이 지역을 운행하는 노선을 신설할 것을 요구했지만 마산시와 창원시, 마창시내버스협의회가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선개편이 이뤄진 이후 산업도로 주변 시민들의 민원이 폭증해 어쩔 수 없이 지난 7월1일부터 155번과 166번 노선을 신설해 운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마산시와 창원시, 마창시내버스협의회의 입장은 다르다. 진해쪽의 의견을 묵살한 것이 아니라 노선개편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진해쪽의 요구를 어느정도 수용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진해시와 진해여객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지 요구를 묵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양 시와 마창시내버스협의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해시와 진해여객이 7월1일부터 일방적으로 155번과 166번을 신설 운행하면서 사업권을 침해해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장차 뚜렷 = 대립의 양상은 마산시와 창원시·마창시내버스협의회가 한편이 되고 진해시와 진해여객이 한편이다.

마창쪽은 진해쪽에서 7월1일자로 일방적으로 155번과 166번 총 10대를 운행해 사업권을 침해한 만큼 이들 두 노선을 폐지하면 옛 37번 노선인 163번 노선 11대중 일부를 산업도로 노선으로 배차해 문제를 풀자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어려운 사업여건속에서 증차가 어려울 뿐 아니라 진해여객의 마창지역 신규 배차를 막겠다는 계산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155 · 166번 철수-28대 복귀 놓고 ‘줄다리기’

반면 진해쪽은 당초 노선개편에서 진해쪽의 의견이 묵살되고 산업도로 주변 시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155번과 166번 노선을 그대로 두는 대신 총 10대중 5대를 진해여객이 운행하고 나머지 또는 3대를 추가해 8대를 마창시내버스협의회에서 운행하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의 바탕에는 진해시장이 개선명령을 내려 시행한 것을 금세 번복하기 어렵다는 입장과 기존의 노선에서 버스를 빼내 신설노선에 투입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는 증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전망 = 최근 양측의 협의는 어느정도 좁혀졌다가 막판에 깨졌다. 마창쪽은 진해쪽이 155번, 166번을 철수할 것을 확약하면 장천동까지 연장운행중인 28대를 원상복귀시킨다는 입장이고 진해쪽은 마창쪽이 28대를 지난 15일까지 원상복귀시키면 협의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진해쪽은 마창쪽이 15일까지 28대를 원상복귀시키지 않았다며 협의를 원점으로 돌리고 17일자로 7대의 버스를 투입했으며 마창쪽은 155번, 166번 철수 확약이 없는 상태에서 28대를 원상복귀시키기는 어렵다며 법적대응을 주장해 사실상 서로간의 불신과 자존심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이렇게 되면 양측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돼 그나마 논의되던 진해지역 무료환승제도 당분간은 시행이 어렵게 돼 시민들만 불편과 혼란을 겪게 될 전망이다.

또 박완수 창원시장이 제안한 3개시 통합 교통공사 설립문제도 언제 협의가 시작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으며 내년으로 다가온 시내버스준공영제 도입문제에도 어떤식으로든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비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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