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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명으로 기억한다. 학년별로 한 반뿐이었고 우리 반은 15명이었다. '57'은 25년 전 폐교된 '나의 모교' 의령군 칠곡면 의춘중학교 전교생 숫자다. 학생 수가 워낙 적다 보니 그 시절 우리는 친구가 아니라 형제·자매였다. 피 한 방울 나누지 않아도 우리는 작은 칠곡면에서 같이 산 가족이었다. 아직도 친구 집 전화번호 끝자리 3800, 1517 등이 기억난다.중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아침에 등교하면 전교생이 마실 물을 가마솥에 끓였다. 그때는 '오찬물'이라고 했는데 물을 끓이는 것은 하루 첫 일과였다. 우리는 피까지는 아니라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초등(국민)학교 4학년 초여름에 든 어느 날, 한창 떠들썩하게 교실을 돌아다니며 도시락을 먹었다. 5교시가 시작되고, 소사(학교·관공서 등에서 잔심부름을 하던 사람) 선생님께서 교실 문을 열었다. "진석이 너거 아부지 오데 아푸시나? 얼른 집에 가 봐라." 그길로 논두렁을 뛰어넘다시피 집으로 달려갔다. 머리를 풀어헤친 어머니가 나를 맞았다. 방에는 배만 볼록 부르고 한껏 야윈 아버지의 차디찬 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아버지는 정말 부지런히 일하셨다. 6남매를 키우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병원입니다. 혹시 지금 당장 통역 가능할까요?" 최근 본 센터에 병원·학교·기업·공공기관 등 영역을 불문하고 연계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중도입국청소년, 외국인노동자, 초기 결혼이주민, 유학생 등 통·번역이 필요한 대상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가는 곳 어디든 통·번역이 필요하고 이제는 그들의 안전·생존과도 직결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수요는 늘어가고 있다. 이에 본 센터에서는 이중언어 강점을 가진 결혼이주민을 적극 활용해 통·번역활동가로 연계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항상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 하나는 '통·번
오늘은 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이다. 선거에서 승패를 다투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시중의 관심을 끄는 행위들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선거가 지닌 특징인 정치적 선택이라는 미시적 행위에만 국한하기보다는 이 제도가 지닌 근원적인 의미부터 곱씹어보면 선거 결과의 해석이나 평가의 기준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가 있다.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강세였던 부산·경남(PK) 지역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부터 이번 총선의 의미 부여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떤 정당이 몇 석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
지난 5~6일 진행한 4.10 총선 사전투표 참여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중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 21대 총선의 26.69%보다 4.59%포인트 높아졌고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된 2016년의 20대 총선에 비교해서는 19.09%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처럼 높은 사전투표 참여로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유권자들과 기존 지지층을 두고 머리 아픈 표 계산으로 후보들 마음을 급하게 만들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현재 총선 결과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 데다가 여야 지도부가 유리한 투표층 결집에 사활을 걸다 보니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 소속 27개 공공도서관은 제2회 도서관의 날(4. 12.)과 제60회 도서관 주간(4. 12.~4. 18.)을 맞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행사를 운영한다.먼저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4월 12일 도서관의 날 당일에는 엉덩이 책 읽기 대회(거제도서관), 도서관으로 찾아온 마술사(밀양도서관), 유리병 안에 작은 식물을 심어 정원처럼 꾸미는 나만의 테라리움 만들기(함안도서관), 우리들의 도서관(산청지리산도서관)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양산도서관은 ‘도서관의 날 맞이 한 장 필사’, 하동도서관 ‘빛과 모래로
진주교육지원청(교육장 이외숙)은 4월 6일(토) 도동초등학교에서 다문화학생들이 엄마나라말을 배우고, 자신의 꿈·끼를 탐색하는 '2024. 에나무지개학교 엄마나라말교실' 첫 수업을 시작했다.에나무지개학교 엄마나라말교실은 프로그램 참가를 희망한 진주시 다문화학생 80여 명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14시부터 17시까지 운영된다. 다문화학생들의 이중언어 능력 향상을 위한 언어프로그램과 꿈·끼 탐색을 돕는 예체능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언어프로그램은 베트남어 2개 반, 필리핀어와 중국어 각 1개 반으로 운영되고, 예체능프로그램은 스포츠, 댄스
학교법인 명덕육영회(이사장 윤정숙) 산하 함안여자중학교(교장 이동률)는 4월 5일~6일 통영 동원고등학교에서 열린 경남 초·중학생 종합 체육대회 배구 부문 여중 군부에서 우승했다.5일 남해여자중학교와 준결승 경기에서 2:1, 6일 거창 혜성여자중학교와 결승전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이양하 지도교사는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는 함안여자중학교 교장 선생님 이하 교육구성원과 함안군 체육회와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현재 우리가 체감하는 변화 중 하나는 AI(인공지능)의 일상 침투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로봇심판을 도입했다. 로봇심판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고 한다. 심판들의 찬반이 심했다. 심판의 권위가 사라졌다고 한탄하고 자괴감을 느끼는 반면 '심판의 권위도 좋지만 우리가 살자고 하는 일이다'라고 하는 찬성도 많았다는 말을 후배 심판에게 들었다.우리 사회를 비추어보면 권위가 사라져가는 사회라고 할 만하다. 권위는 악이 아님에도 권위를 세우는 것이 옳지 않은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는 것
개화 소식과 함께 민주주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도 시작됐다. 국회의원 후보자 선거방송을 담당한 작가는 토론회 전, 각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 선거방송토론위 회의에 참석해 방송사가 제시한 토론방식을 설명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토론 주제는 유권자 주제·질문 공모와 여론조사, 정당, 사회단체 등을 통해 수집한 의제를 바탕으로 위원 회의를 통해 선정된다. 선관위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부 지역구에서는 올해 의제 취합이 유독 힘들었다고 한다. 의제가 모이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 반영된 결과는 아닐지 씁쓸함
4월 10일은 심판의 날이다. 당연히 심판관은 유권자들이다. 그러면 그동안 심판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왔는가? 아니다.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답변이다. 제대로 심판관 역할을 했다면 지면으로 옮기기도 민망한 막말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비명횡사'라는 미친 공천이 선거 숙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유권자들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가짜 정당 위성정당 대표로 정당 상근간부를 내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무척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우리 유권자가 막말자들이 당선된 사례가 없게 했다면 이렇게 막말이 난무했겠는
죄인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재판을 방청할 때 가장 선호하는 자리는 왼쪽 앞줄이다. 피고인 얼굴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여서다. 표정은 작은 단서지만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지난해 미신고 아동을 찾는 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세상에 태어나기는 했는데 이후 발자취가 남아있지 않은 아이들이다. 지난해 6월 수원의 한 아파트에 있는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이 아이들도 출산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따로 하지 않은 '미신고 아동'이었다.76일 된 영아를 영양실조로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친모 혐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2도가 상승했다. 비록 1년 동안의 기록이지만 전 세계가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무너져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재앙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것만이 지구 온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앞으로 3∼4년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이번 국회의원의 책임이 막중하다.지난 4일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경남 총선 후보자 대상으로 선거공보를 조사하고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후보 37명 중 기후 관련 공약이 없
참정권은 18세 이상 모든 국민이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이다. 하지만 2024년 총선 사전 투표에서도 장애인들은 투표 지원·보조가 원활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장애인 유권자 투표에 가장 큰 어려움은 투표소까지 이동이다. 그 밖에도 투표소 내 장애인편의시설 미흡, 장애인 투표안내 도우미와 보조인력 부족, 장애유권자에 대한 선거 관련 정보제공 부족 등이다.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 평등한 선거권은 평등하지 않았다. 경남의 투표소 곳곳이 장애인의 접근이 어려울 뿐
지난달 29일 베를리오즈의 ‘이탈리아의 해럴드’로 시작한 통영국제음악제는 7일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끝으로 대장정을 완료했다. 개막 공연과 폐막 공연은 레지던스 연주자인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와 타악기 연주자 마리안나 베드나르스카 그리고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무대였다. 7일 오후 3시 열린 폐막 공연은 2024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작곡가 페테르 외트뵈시의 타악기 협주곡 ‘스피킹 드럼스’를 비롯해 마르크앙드레 달바비의 ‘플루트 협주곡’,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으로 이어졌다. 조희창 음악평론가가
올해 통영국제음악제가 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창원 음악 감상실 뮤직파라디소 대표이자 에 '영화 속 클래식'을 연재 중인 심광도 객원기자의 공연 후기로 여운을 즐겨보자. 6일 오후 6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with 앙투안 타메스티' 공연에서는 바흐, 비발디, 텔레만 등의 기악곡이 연주됐다. 5일 열린 첫 번째 공연과 달리 이 공연에서는 가사가 없는 순수 기악곡으로 바로크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구체적으로 바흐 하프시코드 협주곡 d 단조와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부산경남연수원은 중소기업 임직원 교육을 지원하는 공공연수원입니다. 중소기업 인재 육성을 위해 질 높은 교육과정을 개설, 진행하는 게 저희 임무입니다. 공공연수원 교육현장에 있다 보면 보람찬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하나, 야무지고 신속한 일처리로 직장 동료와 연수생에게 인정받는 ㄱ 주임은 주말에 이틀간 사외교육을 받으러 갑니다. 엑셀을 활용해 업무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법을 배운다면서 연수비 환급업무가 빨라질 거라고 말합니다.둘, 수주 임가공업을 하는 ㄴ 사는 스마트공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