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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베카신〉(감독 브뤼노 포달리데)

프랑스 만화 최초 여성 주인공 국민 캐릭터 된 '베카신'영화로
요리·발명·운전 뭐든지 척척 사랑스러운 일상에 미소 가득
좌충우돌 엉뚱한 그 매력에 빠져드네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9년 05월 16일 목요일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프랑스 감성 동화 한 편"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 근교 브르타뉴의 시골 마을. 꼬마 베카신이 '이빨 요정'을 기다린다. 코랑탱 삼촌(배우 미셸 빌레모)이 코를 심하게 골며 곤히 자는 부모의 코를 꼬집으면 집이 시끄러워 찾아오지 않았던 요정이 나타난다고 말하자 베카신은 아빠, 엄마의 코를 꼬집는다. 그 사이 코랑탱 삼촌은 베카신이 베개 밑에 둔 이를 가져가고 나무 씨앗 하나를 둔다.

▲ 영화 <베카신> 포스터

베카신은 자신이 좋아하는 길에 파란 나무를 심고 매일 물을 준다. 잎이 무성해지는 만큼 베카신도 커간다.

아름답지만 넉넉지 못한 농촌에서 베카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남의 집 가축을 돌봐주거나 일감을 받아 빨래와 바느질을 하는 게 전부다. 성의껏 해보지만 뭐 하나 똑 부러지게 해내진 못한다.

"도시 파리로 가야겠어."

성인이 된 베카신(배우 에밀리 바야르트)은 기찻삯를 벌어가며 파리로 가겠다고 집을 나선다.

비 오는 날 코랑탱 삼촌에게서 받은 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오리 얼굴이 달린 빨간 우산을 들고서,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엉덩이를 뒤로 뺀 채 오리처럼 걷고 또 걷는다. 참 낙천적이다.

그러다 우연히 후작부인(배우 카린 비아르)을 만난다. 마을에서 가장 부자로 저택에 산다. 베카신은 부인이 입양한 아이 룰로트(배우 마야 콩파니)를 달래주다 유모로 채용된다.

어린 베카신이 동경하던 저택에는 후작부인의 사업 고문 프로에미낭(배우 드니 포달리데스), 주방 담당 마들렌(배우 이자벨 캉들리에), 운전기사 시프리앙(배우 필립 위샹) 등이 함께 살고 있다.

아기를 돌보는 것은 베카신이 발명을 하게끔 하는 초인적인 일이다. 그만큼 육아는 수월해진다. 직접 설계한 유모차를 끌고 룰로트의 우유 먹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젖병도 만든다.

베카신은 파리로 가는 여비를 마련하면 집을 떠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사랑스러운 룰로트와 헤어질 수 없다. 그러는 사이 룰로트는 꼬마가 됐다.

후작부인은 마들렌이 요리한 음식, 특히 달걀 익은 정도가 불만이지만, 저택은 그런대로 평온하다.

그런데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마리오네트 놀이꾼 라스타쿠에로스(배우 브뤼노 포달리데)가 나타나면서부터다. 놀이꾼이라기보다 사기꾼이다. 후작부인의 마음을 뺏은 그는 저택에 머물며 후작부인의 재산을 탐하기 시작한다.

마리오네트 공연은 룰로트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을 동심으로 돌려놓고 소원풍선을 날리자는 그의 제안에 각자의 꿈을 적는다. 라스타쿠에로스가 푼돈을 벌고자 벌인 수작이었지만 저택 사람들은 밤하늘 높이 떠오르는 풍선을 보며 언젠가는 꼭 만날 멋진 날을 기다린다.

▲ 영화 〈베카신〉 주요 장면. /스틸컷

하지만 후작부인은 점점 빚더미에 앉고 룰로트도 보육원에 가게 된다. 사정이 풀리면 룰로트를 데리러 가야 했기에 홀로 저택에 남게 된 베카신은 자신의 발명품으로 온갖 집안일을 뚝딱 해낸다. 하지만 저택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다.

베카신은 꼭 돌아오겠다는 마리오네트 놀이꾼을 기다린다. 후작부인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프로에미낭은 그를 사기꾼이라며 잊으라고 말하지만 말이다. 천진난만한 베카신이다.

그런데 사기꾼이 진짜 돌아왔다. 팔아먹은 줄 알았던 후작부인의 차를 타고 돈을 뿌리면서.

알고 보니 베카신이 발명한 에그타이머가 미국에서 대박이 났단다. 모두 소원풍선을 날려보낼 때, 동전을 내지 않았던 룰로트의 소원을 담은 카드(동전이 든 다른 카드는 사기꾼이 바꿔치기를 했다)만 진짜로 날려졌었다. 그때 룰로트는 종이가 없어 베카신이 마들렌을 위해 설계한 에그타이머 설계도 뒷면에 그림을 그렸었다.

베카신 덕에 저택을 떠났던 이들이 돌아오고 동화 같은 일상은 다시 시작된다.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실소가 터진다. 그리고 모두 사랑스럽다. 사기꾼 라스타쿠에로스마저 그러니 영화 <베카신>은 잔인한 봄날의 현실을 잠시 잊게 한다.

▲ 영화 〈베카신〉 주요 장면. /스틸컷

◇114살이 된 캐릭터가 원작

영화 <베카신>은 1905년 프랑스 만화 최초의 여성 주인공 '베카신'을 원작으로 했다. 베카신은 1905년 프랑스의 화가 조제프 팽숑과 작가 코머리가 주간지 <쉬제트의 일주일>에서 빈 지면을 대체하려고 시작한 연재만화였다. 하지만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30년간 연재됐고 단행본도 출간됐다.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베카신은 20세기 초 프랑스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 <베카신>에서 베카신이 수도꼭지와 전등, 자동차를 보고 감탄하듯 만화에서 베카신은 전기와 전화 등을 경험하며 자동차 운전을 즐기고 비행기를 조종해 미국까지 여행을 떠난다. 보모 일과 발명가, 운전사 등 다양한 직업으로 활동하는 여성상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조제프 팽숑이 그린 동글동글한 베카신의 그림체는 20세기 전설적인 캐릭터라 불리는 '땡땡(TinTin)'의 시초라고 말한다.

지난달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에르제: 땡땡'을 본 관객이라면 베카신의 캐릭터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도요새 떼를 뜻한다는 베카신. 모습도 성격도 둥그런 그녀를 영화로 만나보자.

영화는 창원 씨네아트 리좀 등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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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영화 리뷰가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