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린 비로
아스팔트는 타이어 소리
찌를 듯 날카로웠다
하여 봄은
비수에 베인 상처처럼 선명하구나
싶었는데
지난밤 늦은 골목 목련이
소리 없이 터지는 거라
하여 봄은
사방에서 막무가내로
들이닥치는 것이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어느 날 길을 걷다 문득
고개를 들면 보이는
푸른 그때가 바로 봄이겠지 싶다
계절엔 경계가 없는 거지
그러고 보니 삶에도 경계가 없다
이리저리 선을 그어놓고
마치 높다란 벽에 갇힌 듯
우리 스스로
그리 살고 있을 뿐이지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일상여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