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천 역류 피해 가능성
제방 보강에도 불안 여전

부산시가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위해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양산지역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굿둑 개방으로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아지는 만조 때 낙동강과 양산천이 역류해 침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양산시는 최근 김일권 시장 지시로 관계부서 검토에 들어갔다.

낙동강 하굿둑은 바닷물 역류 현상을 막아 부산을 비롯해 일부 경남·울산지역에 식수와 공업용수 등을 제공하려는 취지로 1987년 설치했다. 이후 환경단체 등에서 생태계 복원 등을 이유로 개방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꾸준히 준비절차를 밟아오다 올해 상반기 하천·해양 등 영향검토와 구조물 안전성 확보 방안 마련을 위한 시험 개방을 추진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연말까지 진행하는 '낙동강 하굿둑 운영개선 및 생태복원 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개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태도지만 일각에서는 애초 계획했던 2025년보다 앞당긴 2021년 조기 개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양산천 제방 턱밑까지 물이 차오른 모습. /이현희 기자

문제는 알려진 염분 피해 외에도 양산지역은 양산천 수위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굿둑 건설 이전처럼 만조 때 낙동강을 따라 바닷물이 역류해 양산천 강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2016년 태풍 '차바'처럼 양산천 상류지역인 상·하북 일대에 집중호우가 내릴 때 만조 시기와 겹치면 양산천 제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지금은 신도시가 들어선 물금지역은 과거 메기가 뛰어노는 들이라는 뜻을 지닌 '메기들'로 불렸다. 그만큼 침수 피해가 잦았던 저지대로 양산천 제방 축조 이후에도 오랜 세월 주거지가 아닌 논으로 활용해온 곳이다.

태풍 차바 때도 피해는 주로 상·하북지역에 그쳤지만 양산천 하류인 신도시지역 제방 턱밑까지 물이 차올라 1시간가량만 더 비가 왔어도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차바 이후 양산시와 국토관리청은 양산천 수해 복구공사와 더불어 제방 보강 작업을 했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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