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사무실 불 끄고 종이컵 등 비품 절약노력...임원들 급여 일부 반납도

창원에 소재한 자동차 핵심 부품 전문 중견기업인 센트랄.

점심 시간인데 사무실은 캄캄하다. 경비 절감을 위해 사무실 전등을 모두 껐기 때문이다.

공장 사무실에서 언제나 공짜로 먹을 수 있었던 커피·차와 종이컵도 모두 사라졌다.

서랍만 열면 마음대로 사무용품을 꺼내 쓰던 것도 옛말이 됐다.

기업들의 비용 절감 노력이 눈물겹다.

경제상황이 악화하면서 매출이 줄어드니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강도 높은 긴축에 들어간 기업이 늘고 있다.

센트랄 이동옥 미래기획팀 팀장은 "마른행주도 다시 짠다는 목표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절전은 물론 문서 없애기 등 사소한 부분까지 비용 절감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회사 직원들은 출장 시에 대형항공사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가항공편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출장 대신 화상회의로 대체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출장비 규정도 아예 바꿨다. 이전에는 출장여비를 실비로 정산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액 지급'이 대세다. 김해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 직원은 "출장을 다녀와 숙소나 식대 등의 영수증을 내면 실비로 출장비를 정산해왔는데, 지금은 숙박료 6만 원, 식대 1만 원으로 아예 한도를 고지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에 대처하고자 경영진 스스로 급여를 반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센트랄 강태룡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급여 전액을 반납했고, 일부 임원도 자진해서 급여 일부를 반납했다.

㈜고려철강 CEO인 창원상공회의소 한철수 회장도 자신의 회사에서 급여 반납을 통해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다고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히기도 했다.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회식도 사라진 지 오래다.

창원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ㄱ 차장은 "직원끼리 십시일반 비용을 대는 회식 외에 회사 전 구성원이 참석하는 단체 회식을 한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라며 "건전지 등 소모성 비품을 타는 것도 솔직히 눈치 보일 때가 잦다"고 하소연했다.

경비 절감의 대표적인 사례는 임원 감축이다.

그동안 인건비 절감을 통해 비용을 줄여왔던 제조업체들은 최근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지능형 공장)를 도입해 자동화·무인화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대기업 하도급이 많은 창원국가산단 내 기업들은 매출이 줄어드니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더 빠르고 더 강도 높은 긴축에 들어갔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은 납품단가 인하 등을 통해 줄일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인원 구조조정밖에는 답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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