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절반·70대 70% 발병 
수정체 혼탁 시야 나빠져
약물·수술요법 시력 교정
눈 운동·자외선 차단 필요
 

나이가 들면서 침침해지는 눈. 신체 중 세월의 더께를 느끼지 않는 곳이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눈이 먼저 세월을 맞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시력 장애가 생겨도 '세월 탓'을 하며 가벼이 넘기기 일쑤. 하지만 '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치료도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노년의 대표적이 눈 질환 중 하나인 백내장. 김해 경희중앙병원 안과 허원재 과장의 도움말로 백내장에 대해 알아본다.

▲ 김해경희중앙병원 안과 허원재 과장. /이원정 기자

◇정의와 유형

백내장이란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시력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때는 안경을 써도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유전적인 원인이나 임신 초기 풍진 감염 등에 의해 선천적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노화와 외상, 당뇨병과 같은 질병 등에 의해 생기는 후천적 백내장이 대부분이다.

허 과장은 "백내장 원인의 대부분은 노화에 의한 노년성 백내장"이라며 "발병 시기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다 생기는 노년성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60대에는 50%, 70대에는 70% 이상이 어느 정도는 백내장이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사람이 때어날 때는 수정체가 맑고 깨끗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희뿌옇게 되고, 심해지면 누렇게 혼탁해진다. 이런 혼탁으로 인해 빛이 통과하지 못하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불분명해지는 것이 백내장이다.

백내장은 노안과는 다르다. 노안은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의 힘이 떨어지면서 운동 경직이 일어난 것. 노안은 흔히 가까운 것을 못 본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백내장 각종 증상

백내장은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시야가 안개가 낀 듯 뿌옇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사물이 불분명하게 보이는 증상이 서서히 진행된다. 또 어두운 곳에서 잘 안 보이거나, 반대로 오히려 밝은 곳에서 더 잘 안 보이는 경우도 있다.

발생 초기에는 수정체 굴절력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인 근시 상태가 돼 노안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돋보기 없이도 가까운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백내장이 더 진행되면 수정체 혼탁이 심해지면서 시력은 다시 나빠진다.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고, 빛이 퍼져 보이거나 눈부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시력 장애 이외에 별다른 통증은 동반하지 않는다.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으면 시력검사, 굴절검사,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압 검사 등을 하게 된다. 또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눈의 다른 구조에는 이상이 없는지 등을 검사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다른 전신질환을 확인한다.

◇치료법 종류

백내장 치료에는 크게 약물 요법과 수술 요법이 있다.

허 과장은 "초기 백내장에서 안약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눈 건강을 호전하는 것이 아니라 백내장 진행을 방지하는, 즉 증상 악화를 늦추는 정도"라며 "백내장의 근본적 치료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백내장은 교정시력이 0.4~0.5 이하이거나, 시력에 관계없이 흐리게 보여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면 수술하게 된다.

수술은 일반적으로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한다. 수술 후에는 약 1주일간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한 달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금한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면 대부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젊었을 때처럼 좋은 시력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시력 회복은 각막, 유리체, 망막과 시신경 등 눈 여러 부분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수술 전에 백내장 이외의 원인에 의한 시력 저하가 있었다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시력 저하가 일정부분 유지된다.

수술 후 재발은 없지만, 수개월 혹은 수년이 지나서 다시 시력이 떨어지거나 눈이 부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후발성 백내장이라고 한다. 수술 시 남겨뒀던 막이 다시 뿌옇게 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레이저를 이용해 혼탁해진 막을 뚫어준다.

허 과장은 "적절한 시기에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수명이 늘어나면서 80대는 물론 90대가 돼서도 불편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오기도 하는데, 이때는 백내장이 너무 많이 진행돼 수술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상태가 너무 심해지기 전에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방과 관리

백내장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까.

허 과장은 "노화의 일부이므로 발생을 아예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최대한 발병이나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고 말했다.

먼저 자외선 차단. 야외 활동에는 선글라스 착용을 권장하는데, 자외선 차단지수가 UV400 이상 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화면을 과도하게 보는 것도 눈 건강을 해친다. 외부 자극에 눈이 노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 도움이 되므로 항산화제나 비타민 섭취도 권장한다. 또 녹황색 채소 등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나, 술·담배 줄이기, 적절한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이 악화하지 않도록 잘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즉 노화 방지를 위한 방법들이 백내장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허 과장은 "백내장뿐 아니라 눈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등이 있는 만큼 40대 이후에는 1년에 1번 정도 기본적인 눈 검진을 하는 것이 심한 시력 저하나 실명을 방지하는 데 좋다"고 말했다.

〈눈 건강을 위한 운동법〉

김해 경희중앙병원 안과 허원재 과장이 권하는 눈 건강을 위한 평소 생활 습관.

1. 손가락을 눈 앞으로 올려 멀리 그리고 가까이 옮기면서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운동이 수정체 근육 건강에 도움된다.

2. 눈동자를 위에서 오른쪽으로, 아래로, 왼쪽으로, 다시 위로 시계방향으로 움직이는 운동 10번,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는 운동 10번.

3. 눈동자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눈을 비비거나, 눈동자 위를 두드리는 행동은 금물. 눈동자 주위 눈썹 부위 등을 두드리는 것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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