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유 단일화 번복에 박성호 "대응 가치 없어"
추대기구 신뢰도 '도마'…4자 구도 가능성 커

6·13 경남교육감선거 중도·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3명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2번이나 시도됐지만 모두 무산돼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명이 빠진 여론조사 진행으로 '반쪽 단일화'라는 지적을 받은 데 이어 나머지 1명도 이의를 제기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보수진영 분열로 순탄하게 단일 후보를 확정한 진보진영이 호기를 맞았다.

◇보수진영 단일화 때마다 잡음 = 지난 21일 중도·보수진영 단일화 기구인 이런교육감선출본부(이하 이선본)는 김선유·박성호 예비후보 경선을 거쳐 박 후보를 최종 단일후보로 확정했다. 하지만, 단일화는 사흘 만에 물거품이 됐다.

김 후보는 "불공정한 여론조사 결과는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박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24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6~18일 이뤄진 단일화 여론조사업체와 박 후보 측 선거 독려 ARS업체가 같고 여론조사 기간 독려 전화를 함께 돌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이는 분명히 신뢰와 공정성을 파괴하는 일로 동등한 출발선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후보를 대상으로 한 보수진영 단일화 잡음은 벌써 세 번째다.

지난 3월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이하 교추본)가 주도한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는 정체성 문제로 제외됐고 박 후보와 이효환 후보의 경선이 진행됐다. 모바일 투표 진행 중 박 후보가 이의를 제기하며 중도 파기했고 교추본은 이 후보를 단독 추대했다. 이후 지난 4일 이선본 주도로 3명 후보는 공정 경선 협약서에 서명했지만, 나흘 만에 또 내부 갈등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8일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수 없다"고 밝히며 독자 노선을 택했다.

1명 후보가 빠진 채 진행된 '반쪽짜리 단일화'마저도 24일 김 후보 측의 "단일화 원천 무효" 입장으로 완전히 와해됐다. 김 후보는 "도민 뜻을 따르겠다"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측은 "김 후보 주장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선본은 "김 후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강자'가 없는 게 분열 원인? = 각 언론사 경남교육감 후보 적합도 조사를 살펴보면 진보진영 단일화를 이룬 박종훈-차재원 예비후보 그래프는 성인과 아이 키만큼 차이를 보였다. 반면 중도·보수진영 3명 후보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엇비슷한 길이 막대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번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역시 진보진영은 박종훈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지만, 보수진영 박성호 후보는 오차범위 차이로 이겨 추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실수로도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만큼 '강자'가 없는 후보군이 분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보수진영 교육감 추대 기구에 대한 신뢰도 도마에 올랐다. 단일화를 추진하는 단체도 제각각이다. 앞서 이 후보를 추대한 교추본 경남본부는 이 후보조차 결과를 부정했고, 이선본과 갈등으로 활동이 정지된 상태다. 이후 이선본이 나서 중도·보수진영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이 후보는 "심판(이선본)이 선수를 데려와 경기(단일화)를 진행한다"며 중도 이탈했고, 김 후보는 경선 과정 불공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선본 김정수 경남사무총장은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중재 기구가 없어 보수진영 후보가 난립했고, 단일화를 이룬 진보진영에 많은 자리를 내줬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국민 염원을 모아 2년 전 이선본이 결성됐다"며 "경남에서는 3명 후보 합의를 가장 우선에 두고 절충점을 찾아 드라이빙했다. 오히려 본인들이 논의해 결정한 합의 내용조차 지키지 않는 후보 2명의 행보가 황당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2014년 상황이 재현될까 우려된다. 보수진영 후보들이 개인보다 대의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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