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행사임에도 관심 적어, 창녕군 복원센터 '시기'조정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로 계획

오는 17일 창녕군 우포 하늘에서 자유롭게 비상(飛上)할 꿈을 꾸던 우포따오기가 훨훨 날지 못하게 됐다. 환경부와 경남도, 창녕군이 따오기 야생방사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전국민 관심을 받으며 국빈급 행사로 치러야 할 따오기 야생방사 행사에 정부가 큰 관심을 갖지 않아 방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군은 정부와 다시 의견을 조율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쯤으로 야생방사 시기를 다시 잡을 방침이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따오기담당 이성봉 계장은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따오기 야생방사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상황이라 지난 주말 방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계장은 "멸종위기종 복원 의미가 있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서 들여온 따오기이므로 야생방사 행사도 그에 걸맞게 치르는 게 좋겠다는 게 군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17일로 계획됐던 창녕 우포따오기 야생방사가 보류됐다. 사진은 관람케이지 안에서 날고 있는 따오기 모습. /창녕군

엄득봉 군 생태관광과장도 "김충식 창녕군수도 지금보다 따오기가 예우를 받을 수 있을 때 야생방사하는 게 좋겠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면서 "지금으로선 따오기 위상이 높아질 수 있는 시점, 국무총리가 참석할 수 있는 타이밍에 맞춰 야생방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녕군이 따오기 야생방사를 국빈급 행사로 여기는 이유를 알려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황새목 저어샛과인 따오기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198호다. 우리나라는 창녕군에서 2006년 따오기복원센터를 만들어 청정한 우포늪 상징으로 따오기를 복원·증식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따오기 증식에 돌입한 계기는 2008년 5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따오기를 기증하기로 약속하면서다. 그리고 그해 10월 중국서 온 따오기 1쌍(암컷 룽팅과 수컷 양저우)이 우포늪에 안착했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따오기를 자체 증식해 27마리로 늘렸다.

하지만 지속된 근친 교배로 유전적인 문제가 생기자,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중 따오기 보호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한국에 따오기 수컷 2마리(바이스·진수이)를 기증하기로 했다. 이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따오기 증식에 탄력이 붙어 140마리나 늘었다. 2018년 5월 현재 총 개체수는 313마리다.

특히 올해 개체수 증식보다 자연부화에 초점을 맞춰 지난 4월 우포따오기가 새끼 2마리를 자연부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군은 올 상반기 인공증식해온 우포따오기를 야생방사하고, 자연부화한 새끼 따오기 2마리가 2년 후인 2020년에 알을 낳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자연부화한 따오기를 야생방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우포따오기 야생방사 보류·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그해 10월 야생방사하기로 했던 계획을 올해 5~6월로 연기한 바 있다. 지난해 연기한 까닭은 행정안전부로부터 10년 동안 그대로인 우포따오기 관리 인력 충원을 승인받으려는 것이었다. 이후 인원 1명이 충원됐으며 올해 5월 야생방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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