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민중당 고소고발 진행…박훈 변호사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해당"

'창원에는 빨갱이들이 많다'고 발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속에, 사법기관의 판단 여부에 관심이 높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경남진보연합과 민중당 경남도당 회원 10여명이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며 비난한 홍 대표에 항의하며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이때 홍 대표는 "원래 창원에는 빨갱이들이 많다"고 말했고, "마음 같아서는 다 패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 뒤 홍 대표는 "빨갱이라는 의미는 경상도에서 반대만 하는 사람을 농담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명했다.

민중당 경남도당과 정의당 경남도당이 홍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정의당과 민중당이 각각 고소고발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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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진보연합 회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난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표가 2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방선서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정의당 경남도당은 4일 오후 여영국 위원장을 비롯해 34명이 서명한 고소장을 창원지검에 접수시켰다. 혐의는 '명예훼손'이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홍준표 대표의 '창원 빨갱이' 발언은 창원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경상도 사람들과 창원시민들을 모욕한 '빨갱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오는 8일 창원지검에 홍 대표를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낸다.

'빨갱이' 발언으로 기소된 사례가 있다. 박훈 변호사는 "지난해 인천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간첩', '빨갱이', '부친의 인민군 상좌' 등의 표현을 했던 사건이 있었다"며 "검찰이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홍 대표의 빨갱이 발언도 그것에 준해서 보고 있다"며 "언론사 기자가 인터뷰를 시도하는 상황이었고, 단 둘만 있던 자리도 아니었기에 '공연성'이 충족된다고 본다"고 했다.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은 "기분 나쁘다. 빨갱이가 아닌데 다 빨갱이라 하니까 매도 당한 것이다"며 "홍준표 대표 같은 분이 권력을 잡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보도연맹 사건이 생각났다. 옛날에 멀쩡한 사람을 빨갱이로 몰아서 많이 죽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강창덕 전 경남민언련 대표는 "평화로 가는 시대에 '안보장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극우정당의 최후 발악으로 보이며, 국민의 눈 높이와는 동떨어진 발언이다"고 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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