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누리호 수리비 못내 조선소 억류 '운항 중단'
주민 대부분 노인 "불편", 해수청 대체 여객선 투입

통영에서 한산면 용호도(용초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이 무려 2주째 운항을 못하면서 주민들이 사실상 고립됐다.

ㄱ해운이 운영하는 한산누리호는 지난 5일부터 무려 14일째 운항을 못하고 있다. 정상 운항해야 할 한산누리호는 19일 현재 통영시 한 조선소에 있다. 이유는 선박검사를 받고자 조선소로 들어갔다가 이전 미납금 2000만 원 등 모두 5000만 원 정도 수리비를 내지 못해 선박이 억류됐기 때문이다.

ㄱ해운 한산누리호는 관광객이 많은 유명 섬이 아닌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용호도를 운항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채산성이 낮았고 사내 임금체불 등이 발생하면서 수차례 운항 중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산누리호는 차량과 승객을 싣는 166t급 차도선으로 8개 섬 464가구가 이용한다. 운항 구간은 통영에서 용호도 용초~호두마을~죽도~한산도 진두~동좌마을~서좌마을~비산도~거제시 화도 등이다. 용호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한산누리호뿐이다. 운항이 되지 않자 주민들과 이용객은 크게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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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한산도 용호도. / 경남도민일보DB

용호도 호두마을로 출근하는 ㄱ 씨는 "오늘 하루 출근하는 데 배 3척을 갈아타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출근할 때 한산도 제승당에서 내려 차를 타고 진두항으로 갔다. 통학선에 부탁해서 다시 배를 타고 용호도까지 갔고 거기서 다시 같은 용호도 호두까지 배를 빌려 타고 갔다. 주민들 대부분이 어르신들이어서 너무 불편하고 힘들어 하신다"고 말했다.

용호도 주민들은 ㄱ해운을 믿지 못하고 있다.

용호도 한 이장은 "(19일 오전)5개 마을 이장들이 함께 관리청인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을 항의 방문하려 했지만 날씨 때문에 가지 못했다. ㄱ해운은 몇 번을 운항한다고 했다가 계속 약속을 어겼다. 이장들도 ㄱ해운 이야기를 듣고 마을 방송을 하다가 계속 거짓말쟁이가 됐다. 이제는 한산누리호가 들어와도 못 들어오게 입항을 막겠다"고 밝혔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용호도에 대체 여객선을 투입하고, ㄱ해운에 대해서는 면허취소를 고려하고 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대체 여객선을 투입하는 선사에) 운항명령 공문이 나갔다"며 "며칠 내로 용호도에 다른 선사가 운영하는 여객선이 투입된다. 행정조치가 나가는 동시에 주민들이 원하는 차도선을 확보하고자 백방으로 노력했다. 한산누리호가 조선소를 나와 다시 운항을 해도 다시 운항을 못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ㄱ해운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거쳐서 면허취소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ㄱ해운은 자사 홈페이지에 '3월 5~13일까지(9일간) 선박중간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상 운항을 하겠다'고 지난 12일 공고했다.

이 회사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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