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진열·이월·특가상품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가전·잡화·장난감 등 다채

오는 4월 결혼을 앞둔 김모 씨 집 근처에 '반품매장'이 들어섰다. 김 씨는 온라인보다 가격이 싸다고 홍보하는 이곳에서 TV, 청소기 등 신혼 살림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구입할지 고민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심리를 겨냥한 '반품매장'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최근 1, 2년 사이 창원지역에서만 반품매장 5~6곳이 문을 열었다.

반품매장이란 △유통과정에서 생긴 흠집이나 고객 변심으로 인한 반품상품 △전시·진열 상품 △이월상품 △제조사 직거래 특가상품 등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이다. 반품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중고제품과는 달리 미사용제품으로 기능상 문제가 없는 제품들이다.

반품매장에서는 가전제품, 주방용품, 완구류, IT제품, 생활잡화 등을 시중가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지난달 마산합포구 해운동에 문을 연 반품매장(마산합포구 해안대로 49 1층) 박진효 대표는 "홈쇼핑,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나온 반품상품뿐 아니라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한 특가상품 등 새제품을 온라인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 매장에서는 온라인에서 12만 원대에 판매되는 티메이커를 약 50% 할인된 가격에 내놓고 있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에 있는 반품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강해중 기자

매장을 방문한 양성국(51·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씨는 "가격 메리트가 있어 자주 찾는다. 소형 가전, 장난감, 주방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분석에 따르면 2012년 대비 2016년 반품매장 매출 증가율은 610%로 급증했다. 그러나 경남지역 소비자들에게 반품매장은 여전히 생소하다. 박 대표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반품매장이 매우 활성화돼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반품매장 상품을 중고 제품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아직 우리 지역에서는 낯선 것이 사실"이라며 "반품된 제품들은 제조업체와 본사에서 여러 차례 검수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교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품매장을 찾는 고객층은 40대 이상 인터넷 쇼핑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주를 이루지만 입지에 따라 다양한 연령대가 방문한다. 대학 인근에 위치한 해운동 매장에는 자취하는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또 젊은층의 유동이 많은 곳에 위치한 반품매장에는 20대도 방문한다고 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서 반품매장(마산회원구 합성남 9길 2)을 운영하고 있는 한상진 대표는 "유흥가 주변이어서 커플들이 데이트 코스 삼아 오기도 한다"며 "주변에서 보기 힘든 신기한 제품도 다루고 있어 구경하러 오는 젊은 고객들이 종종 있다"고 전했다.

몇 해 전에도 각종 TV 프로그램 등에서 정가보다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반품매장이 소개되면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당시에는 교외 지역에 대형 창고 형태 매장으로 침대, 소파, 옷장 등 가구류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위주로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선 반품매장들은 도심에 자리 잡아 소형 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이는 입지 특성과 관련 있다. 마산회원구 내서읍에 위치한 반품매장(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상곡로 129) 최양선 대표는 "가구,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제품을 운영하려면 넓은 매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도심에서는 넓은 장소를 구하기 힘들고 점포 임대료도 비싸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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