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일지, 세무회계 자료 등 확보·분석
세종병원 관계자 사법처리 적용 검토
"비상용 발전기 작동 가능함에도 가동되지 않아"

경찰이 세종병원 원장실 등 11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경찰청 수사본부는 30일 오전 11시 밀양경찰서 4층 대강당에서 4차 브리핑을 했다.

김한수 수사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29일 오후 세종병원 원장실 등을 압수수색해 근무일지, 세무회계 자료 등을 포함한 전산자료, 인허가 관련 서류, 통장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벌인 까닭은 세종병원 불법 증축 문제 등 병원 과실이 화재 참사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병원 운영 전반에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수사본부는 지난 29일 세종병원 불법 증축과 관련해 손경철 이사장과 석경식 병원장, 김우석 총무과장(소방관리자)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출국금지 조치한 바 있다. 경찰은 병원 불법 증축 최종 결정권자가 이사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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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전 11시 00분께 밀양시 상남면 밀양경찰서에서 수사부본부장인 김한수 경남지방경찰청 형사과장 등이 세종병원 화재 참사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김 부본부장은 "비상용 발전기 가동 여부를 수사한 결과, 정상 작동이 가능한 상태임에도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화재 때 발전기가 돌아가지 않은 경위와 피해 확산 관련성도 자세히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지난 28~29일 세종병원에서 거둬들인 유류품 2228점을 30일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인계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압수수색에서 전기관련 내용은 어땠나?

"총무과, 원무과 기록에는 전기와 관련해 평상시 점검한 내용이 있을 것이다. 결과는 수색자료가 방대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언제 발표하겠다는 말은 하기 어렵다."

- 압수수색 혐의는 어떤 건가?

"업무상과실치사다. 그 외 소방법이나 전기관련법에 대한 혐의는 압수수색 결과를 분석한 뒤 적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야한다."

- 인·허가 관련 서류는 어떤 서류였나?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 사무장 병원이라는 말도 있다.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 이 역시 압수수색 결과를 보면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본다."

- 세무자료도 압수수색 했는데 이중자료는 없었나?

"수색 자료가 방대해 이중자료가 있는지 확인이 안 돼 말씀드리기 어렵다."

- 추가로 피의자 전환되는 직원, 관계자는 없나?

"없다. 그러나 압수수색 분석 결과에 따라 또 다른 사람이 피의자로 전환될 수도 있다."

- 어제 확인된 도면을 보면 설계상 방화문이 있는데?

"그 부분은 확인해봐야한다."

- 방화문이 원래 없었던 건가? 어떻게 조사하고 있는가?

"1층에서 2층 올라가는 계단에 문이 없는것이다. 설계상 방화문이 설계돼있는데 그게 없었던 것이다. 이 부분이 불법인지 아닌지는 추가로 조사해봐야 확인가능하다. 압수수색 자료를 봐야 안다. 추가로 내용 확인된다면 언제든 공지하고 브리핑하겠다."

- 발화시점과 신고시점이 다른 부분 수사는 달라진 부분이 있나?

"여러 부분에서 크로스체크를 해봐야한다. CCTV 상 발화지점은 25분으로 나오지만 그 시간보다 뒤라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몇 분 차이가 나는지는 확실하게 조사해봐야안다. 추정해볼 때 5분, 혹은 그 이상으로 보고 있다."

- 비상발전기 연료는 어떤 건가?

"경유였다. 설치규정은 병원 시설물 일부를 가동하고자 설치해야한다. 다만, 규정상 용량에 대한 내용은 없다."

- 발전기 가동은 가능했나?

"병원 외부에 있는 비상용발전기가 가동은 된다. 단, 병원 관계자 진술대로 3층 중환자실과 비상등, 엘리베이터 등이 작동 가능한지는 확인 안 됐다. 합동조사한 전기전문가의 의견대로라면 부정적이다."

- 부정적이라면 어떤 건가?

"용량이 미치지 못할 것이란 뜻이다."

- 겉모습만 발전기였던 건 아닌가? 도움은 되었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병원 관계자는 비상시 그렇게 쓰려고 했다고 반복적으로 진술한다. 아무런 쓸모가 없었던 건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경찰 역시 비상상황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있다."

- 정전에 대비해 가동 훈련을 했었나?

"확인된 바 없다."

- 비상발전기 가동은 누가 하는 건가?

"주간에는 총무과와 원무과가 가동하고 야간에는 당직했던 사람이 했어야한다. 화재 당시에는 119 신고를 했던 원무과 직원이 책임자였다. 원무과 직원이 비상발전기를 가동해야했다."

- 발전기 가동하지 않은 내용 등은 조사해봤나?

"아직 조사는 안 했다. CCTV를 볼 때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보인다. 책임자로 지정됐기 때문에 비상발전기를 가동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 영상을 보면 불이 난 뒤 불을 끄려 시도했고 119 신고도 했다. 책임소재는 가려지나?

"CCTV 등을 참고해 조사해봐야한다."

- 발전기 설치비용은 얼마였나?

"설치비용은 차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 2012년 중고로 구입했다."

- 중고 발전기라면 그전에는 발전기가 없었나?

"없었다."

- 중환자실이 정확하게 맞나?

"중환자실은 아니다. 거기에 맞는 시설이 필요하다. 중환자실로 나오는 곳은 중증환자집중입원실이다."

- 수술실도 마련됐나?

"있었다. 3층에 있었다."

- 설계 도면은 언제적건가?

"설계 당시 도면이다."

- 2008년으로 보면 되는 건가?

"확인해봐야 정확한 시기 알 수 있다."

- 병원 관계자들 어떤 진술했나?

"전기안전관리, 소방관련 규정에 맞게끔 훈련도 했다고 한다."

-관계자 조사 시 발화지점 7분 오차는 어떻게 설명 가능한가?

"조사를 해보면 7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확인한바 5분 이상 차이가 난다. 연기발화시간과 32분에 했던 행동이 차이가 없다. 1분에서 2분 정도 발화지점과 신고시간이 차이 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발화시간은 30분 정도로 볼 수 있다."

- 그럼 신고가 늦은 건 아닌가?

"그렇게 보면 신고가 늦은 건 아니다."

- 어떻게 추정하나?

"여러 인물을 조사해보니 신고 전에 했던 행동과 신고 후에 했던 행동에서 차이가 난다. 신고시간을 기준으로 볼 때 신고 후 해야 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CCTV 시간이 안맞는다고 추정 중이다. 다른 부분도 확인하려고 하고 있다. CCTV 시간 자체 오류다."

- 1층에 화재가 날 당시 누가 있었나?

"조사 내용과 CCTV 상에서 볼 때 1층에는 원무과 직원과 간호사 한 명이 확실히 있었던 것이 확인된다."

- 밀양시청 브리핑에서는 의사가 1층에 있었다고 하던데?

"확인된 바 없다. 119구조대 진술을 보면 2층에서 의사를 구조했다고 한다. CCTV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잡히는 곳은 2층이다. 아마 1층과 2층을 오갔을 것으로 본다."

- 방화문이 찌그러졌다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

"의미 없었다. 방화문 재질의 문제다. 실제로 1시간 이상 고열이 발생해도 버텨야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겼다. 제도적 문제로 볼 수도 있는데 비용을 아끼고자 싼 재료를 쓴 것 같다. 이건 기준에 어긋나는 행위다."

- 어떤 재질이었나?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해당 재질이 기준 미달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 찌그러졌다면 얼마나 찌그러진 건가?

"방화문이라고 특별할 것 없는 철문이다. 철문이어서 불꽃과 연기를 지연하기는 했으나 고열로 변형이 이뤄나게 됐다. 많지는 않은데 조그마한 틈새가 발생했다. 구체적인 크기를 재보지 못해 말하기 어렵다. 육안으로만 확인했기에 눈대중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찌그러진 철문 사진 제공 가능하나?

"본부와 협의해보겠다."

- 배선에서 난 불꽃은 어떻게 난건가? 낡아서?

"병원 관계자는 전기안전시설점검을 매달 했다고 하지만 확인할 부분이 있다. 사실 배선도 오래됐고 낡은 부분도 있었다."

- 1층과 2층 배선이 다른 건가? 1층 배선은 탕비실 이후 깐 건가?

"자세한 내용은 추정 중이다. 국과수에서 정밀 조사하고 있고, 3층에 있는 배선을 샘플로 추가 수거해갔다. 국과수 분석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

- 건물 지을 때 배선인가? 탕비실을 지으며 추가한 배선인가?

"아직 파악 전이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말하긴 어렵다."

"정기 브리핑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앞으로 브리핑은 중간 브리핑으로 한다. 사전에 공지토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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