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1000명당 65명 감염, 보건소·병원마다 북적
4가 백신 독감 예방 도움, 고위험군이면 특히 신경

올겨울도 어김없이 계절 인플루엔자(독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A형과 B형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차례 독감을 앓았어도 다시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성희(31·창원 내서읍) 씨의 첫째 아이(5)가 4일 오전 B형 독감 확진을 받았다. 전 씨는 "지난해 10월 초 3가 백신 예방접종을 했는데, 지난 3일 저녁 갑자기 39도까지 올라가는 고열이 나서 4일 오전 병원에 갔더니 독감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마다 진료를 위해서 기본 2시간씩 걸린다"고 했다.

박상은(48·창원 자산동) 씨는 "평소 건강하던 둘째 아이(15)가 3일 오후부터 콧물·기침이 매우 심하고 고열이 나서 진료를 받으려는데 보건소, 의료원, 개인병원마저 환자가 넘쳤다"고 말했다. 박 씨 아이는 독감 판정을 받고 격리를 위해 입원했다.

전국적으로 A형·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가운데 4일 오전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에 독감 환자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질병관리본부 '주간 국내외 감염병 동향'을 보면 경남은 지난해 12월 17~23일(51주차) 기준 인플루엔자 발생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64.7명으로 전국(53.6명)보다 약간 높다. 전국 기준으로 48주차(11월 26일~12월 2일, 11.5명)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전국적으로 A(H1N1), A(H3N2), B형 바이러스가 모두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다. 7~12세 아동·청소년이 123.3명으로 가장 높고, 7~18세에서 B형 바이러스 검출이 높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1월부터 방학이 시작된 만큼 아동·청소년 환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일까지 700명(소아·성인 포함)이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12월 첫째 주, 둘째 주 30~40명에 그쳤던 환자가 셋째주부터 급격히 늘었고 마지막 주에 26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1월 1일부터 3일까지 확진 환자만 117명이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6~29일 도내 초중고 학생 4478명이 결석했다.

일반적으로 A형 독감은 1월부터 유행하고, B형 독감은 봄철에 들어서야 유행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두 가지 형태가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유럽·중국 등 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을 보이지만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A·B형 독감에 대응하려면 '4가 백신'이 도움이 된다. 다만 3가 백신보다 비싸다. 3가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A형 2종(H1N1·H3N2)과 함께 B형 2종(빅토리아·야마가타) 중 그해 유행이 예상되는 한 가지를 조합해 제조된 것이다. 즉 3가 백신은 B형 중 1종은 예방할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학계에 따르면 A형 독감이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아 그렇다"며 "3가 백신이 세계적 권고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영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번 B형 독감은 2017-2018시즌 3가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야마가타 계열이 유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위험군이 아니면 독감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도 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예방접종은 항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데, 3개월이 지나면 발병률은 비슷하다는 연구도 있다"며 "독감에 걸려도 건강한 사람은 모르고 지나기도 하는 만큼 평소 건강하다면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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