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2명뿐 '경남 초토화'…신성범 "개혁보수 갈망 여전"

유승민 의원이 바른정당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유 의원은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선거인단 투표·여론조사 합산 56.6%를 얻어 나머지 5명의 후보를 압도적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유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지금 우리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섰다.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져 춥고 배고픈 겨울이 시작됐다"며 "그러나 바른정당을 지키겠다. 개혁보수의 창당정신, 그 뜻과 가치를 지키겠다. 나라의 미래와 개혁의 길에 뜻을 같이하는 중도보수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하자"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가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말 그대로다. 혼란 속에 치러진 전당대회였고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지난 9일 전체 의원 20명 중 9명의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잔류 의원마저 중도보수 통합 무산 시 '2차 탈당' 등을 경고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국회 의석 6석의 정의당에 제4당 자리까지 내줘야 할 판이다.

경남은 특히 초토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른정당 경남도당위원장인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 전 의원과 함께 두 축을 이루었던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전 의원 탈당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지방의원도 거의 사라졌다. 경남도의원은 이제 1명도 없고 기초의원도 진주시의회 2명뿐이다.

지난 4·12 재·보궐선거에서 바른정당 도당이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구 3곳에 후보를 낼 수 있었던 건 전·현직 국회의원 존재가 컸다. 창녕 나 선거구에서는 조 전 의원 지원을 등에 업은 김춘석 의원이 한국당 후보를 꺾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그런 김 의원마저 이번에 조 전 의원과 함께 탈당행 열차를 탔다.

내년 지방선거 대응은 물론이고 앞으로 경남 등에서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 보이는 배경이다.

신성범 도당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조해진 전 의원 탈당으로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생긴 게 사실"이라고 토로하면서도 "하지만 젊은층·지식층을 중심으로는 '보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개혁보수·신보수에 대한 갈망이 여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심은 아직 어느 쪽 손도 들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가 쉽지 않아진 게 맞지만 보다 멀리 내다보고 민심에 다가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 말처럼, 당세가 취약해지긴 했지만 '최악'까지는 아닌 바른정당 경남도당이다. 한국갤럽이 매주 진행하는 정례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경남·부산·울산에서 이전보다 하락하긴 했으나 꾸준히 7~8% 수준을 유지하고 전국 지지율 역시 한국당과 3~5%p 차에 불과하다.

신 위원장은 "경남을 비롯한 영남은 보수통합 요구가 강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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