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 일정 비율 본사서 가져가
대형마트·백화점 이어 복합쇼핑몰까지 지역에 '눈독'

동네 구석구석 자리한 각종 프랜차이즈 가게, 그리고 대형마트 및 대기업 백화점, 여기에 또 다른 거대 복합쇼핑몰…. 지역 유통시장 구조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함·다양성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돈이 서울로, 지역경제가 대기업에 종속되는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내놓은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1만 8997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외식업이 10만 6890개(48.8%)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 6만 6200개(30.7%), 도소매업 4만 4906개(20.5%)였다. 좀 더 세분화하면 편의점이 3만 846개로 치킨 2만 4678개를 월등히 따돌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편의점이 프랜차이즈 전체 가맹점 100개 가운데 15개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대표 업종인 편의점은 지난 1989년 세븐일레븐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점이 출발이었다. 경남은 1993년에 LG25(GS25) 창동점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25년여가 지난 지금 '나홀로족' 증가 등으로 편의점 시장은 급속 팽창을 넘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 3만 5000개를 넘어서 머지않아 4만 개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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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본사·가맹점주가 매출액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식이다. 본사 입장에서는 매장을 하나라도 더 열면 이윤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주변 편의점 가운데 '저런 위치에서 장사가 될까' 싶은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유다. 반대로 가맹점주는 본사에 이것저것 떼이고, 임대료 및 각종 세금을 메우기 위해 힘겨운 매출 싸움을 벌여야 한다.

편의점 운영 경험이 있는 정모(61) 씨는 "처음부터 제대로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요즘은 출혈 경쟁이 더 심해 정말 자리 좋은 곳 아니고서야 큰 이윤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 가맹점 평균 연매출은 2008년 5억 3300만 원이던 것이, 2015년 4억 2900만 원으로 줄었다. 편의점 전체 매출은 2013년 10조 2928억 원에서 2015년 12조 7322억 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본사 배분율을 35%로 잡았을 때, 전국 각지 지역민 주머니에서 4조 4562억 원이 서울 혹은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전체 프랜차이즈 시장 종사자는 2015년 66만 명으로 전년보다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5년 매출액은 50조 32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과거 같았으면 각 지역에서 순환돼야 할 수십조 되는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제는 대형마트·백화점을 뛰어넘는 거대 복합쇼핑몰까지 지역에 눈 돌리고 있다. 창원은 '신세계 스타필드' 입점 여부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필드 지지자 모임'은 "창원시민 편의와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고, 상인들은 "창원 대부분 상권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창원시는 공식적으로 이렇다 할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창원에 스타필드가 들어서면 젊은층 인구 유입 등에 큰 도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상인단체에서 저렇게 반대하고 있으니…"라며 묘한 뉘앙스의 속내를 드러냈다.

이 논란에서는 지난 고양시 스타필드 사례가 곧잘 인용된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1일 자에서 지난 8월 들어선 '스타필드 고양(경기도)' 인근 상권 분위기를 담았다. 기사는 '스타필드가 신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지역 상권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 구실을 한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인근에서 30년간 닭집을 운영한 상인은 스타필드 입점 이후 하루 매출이 3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한 상인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청소·경비 등 일용직 노동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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