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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눈]그 섬에 가고 싶다

일제강점기 거치며 주민 쫓겨난 섬 저도
문 대통령 반환 공약…지심도 사례가 답

임정애 자치행정부 차장 hissing@idomin.com 2017년 08월 23일 수요일

거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한 섬 저도를 우리 머릿속에 가장 강하게 새겨 넣은 건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겠다. 2013년 7월의 끝자락, 휴가를 내고 찾은 저도 해변 모래 위에 나뭇가지로 '저도의 추억'을 써넣는 모습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이슈가 되면서다. 저도를 바다의 청와대 '청해대(靑海臺)'로 지정한 이가 다름 아닌 아버지 박정희였고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인 아버지를 따라 저도를 찾았던 그이니, 당시 공개된 그 사진은 매우 의미심장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저도는, 대통령이 감성 가득한 '인증샷'을 찍던 그 해변은,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땅이다. 면적 43만 4000㎡의 저도는 그때도 지금도 국방부 소유 땅이라 주민과 일반인 접근이 철저히 차단된다. 해송과 동백이 군락을 이룬 울창한 숲, 기암괴석과 절벽 장관, 골프장·백사장·청해대 건물이 어우러진 저도는 미지의 땅이지만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거제 주민들의 '저도 상실의 시대'는 일제강점기에 시작했다. 일본군이 저도를 통신소와 탄약고로 이용하면서 주민들을 쫓아냈다. 6·25전쟁 때는 주한 연합군이 탄약고로 사용했다. 광복 후 섬에 우리 해군이 주둔하면서 군사작전구역이 됐다.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 때다. 1954년 국방부로 관리권이 이관되면서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에 '청해대'로 공식 지정했다. 1975년에는 해군 통제부가 있던 옛 진해시로 행정구역이 넘어갔다가 1993년 김영삼 정부 시절 청해대 해제와 함께 거제시로 환원됐다. 하지만 관리권과 소유권은 여전히 국방부에 있다.

거제시와 주민들은 저도 소유권과 관리권을 돌려달라고 오랫동안 요구해 왔다. 군은 군사시설과 보안 문제로 어렵다고 했다. 2010년 개통한 거가대교가 저도 위를 통과하면서 이 주장도 설득력을 잃었지만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섬에서 쫓겨난 주민들은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또 다른 섬 하나는 올 초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일운면 지세포리에 속한 지심도다. 저도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일본이 섬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막사, 배급소, 병원, 포대, 방공호 등을 만들었다. 해방이 되면서 소유권이 국방부로 넘어갔다가 시민들의 오랜 노력 끝에 마침내 거제시의 땅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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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35만 6000㎡인 지심도는 두어 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이지만 동백숲 등 생태환경이 잘 보존돼 거제 8경에 꼽힌다. 더불어 4개의 포진지와 일본군 사택, 탄약을 보관하던 콘크리트 지하벙커 등이 그대로 남아 그 자체로 역사전시관이 됐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13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찾아왔단다. 거제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저도도 새 국면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당시 저도 반환을 공약으로 삼았고 현재 거제시와 관련 부처가 저도 반환을 놓고 협의를 하고 있다. 저도는 지심도가 답이다. 이제, 그 섬에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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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애 기자

    • 임정애 기자
  • 편집부 기자입니다. 신문 지면을 디자인합니다. 기사의 가치를 분석 판단하고 그에 따라 크기와 배치, 제목, 사진과 그래픽을 선택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