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누군가 자전거 자물쇠 채운 채 사라져…소녀상 수난 지속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리는 소녀상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끓고 있다.

지난 24일 저녁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세워진 '인권자주평화다짐비(이하 다짐비)' 발목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졌다. 이날 오후 9시 53분께 이곳을 지나던 한 행인이 남성파출소에 신고를 했고, 오동파출소에서 지원을 나가 현장을 확인했다. 자전거는 25일 오전에 사라졌다.

이 장면을 목격한 유동렬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산 오동동 평화의 소녀상 발목에 자전거 자물쇠를 채워 놓다니, 시민정신의 실종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 게시글에는 자전거 주인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한 시민은 "역사의 아픔을 잊지 말고 강한국력으로 다시는 당하지 말아야 하는데, 저런 사람이 같은 국민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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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9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인권 자주 평화 다짐비' 발목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유동렬 씨 제공

26일 전화통화에서 유 씨는 "인근에 전봇대도 많은데 다분히 고의적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8월 27일 세워진 다짐비는 같은 해 한 취객이 변을 누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고, 지난해 12월 한 운전자 부주의로 안내판이 훼손되기도 했다.

부산 평화의 소녀상도 몸살을 앓았다. 지난 3월 한 시민이 자전거를 묶고 사라지기도 했고, 소녀상 근처에 폐기물을 버리고 달아나기도 했다. 이런 탓에 부산시의회에서 소녀상 보호를 위한 조례까지 제정했다.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지키기 시민모임은 시민·역사의식을 지적했다. 김영만 공동 대표는 "소녀상에 반발감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추정한다"며 "한 번 이렇게 되면 또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경찰에 협조를 구해 누군지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재발하지 않도록 경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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