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용기 내 아이들을 잘 키우겠습니다."

20일 오전 10시 10분께 양산시 물금읍 범어리 양산경찰서 서장실에서 '양산 아파트 밧줄 절단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을 돕고자 모금한 성금을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전달식에는 온라인 카페 '웅상 이야기'와 '러브양산맘', '페이스북 양산사람들' 등 3곳의 지역 커뮤니티 관계자와 사건 피해자 김모(46·부산시 부산진구) 씨의 아내인 권모(43) 씨와 장인(66) 등이 참석했다.

이날 유가족에게 전달된 성금은 1억 2000여만 원으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모금한 이웃들의 응원이 담긴 값진 성금이다.

김 씨는 지난 8일 오전 양산 한 아파트 외벽 도색작업을 하던 중 작업인부의 스마트폰 음악 소리에 불만을 품은 주민 ㄱ(41) 씨가 작업용 밧줄을 절단해 추락해서 숨졌다.

숨진 김 씨가 5남매의 가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곳곳은 물론 해외에서까지 3000여 명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이날 유가족에게 전달된 성금 봉투에는 '함께 아픔을 나누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라고 쓴 조의금 명부가 들어 있었다.

양산러브맘 박선희 매니저는 "많은 국민이 온라인 카페 댓글로 유가족에게 힘을 내시라고 격려를 함께 보냈다"며 "이후라도 유가족이 도움을 요청하면 다시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성금 전달식에는 숨진 김 씨의 27개월 된 막내딸이 엄마 품에 안긴 채 취재진의 카메라를 신기해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내 권 씨는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이 정말 고맙다"며 "우리 독수리 5남매를 씩씩하고 잘 키우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장인 권 씨도 "양산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따뜻한 도시였다는 것을 알았다"며 "딸이 자기보다 더 아픈 사람을 돌아보고 사는 것은 물론 손주들 잘 키워서 사회에 공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화 양산경찰서장은 "이번 일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 더 많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다섯 남매를 잘 키워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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