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1차 토론회, 네거티브 점철
심·안·유, 홍준표에 직격탄 "성범죄 모의…사퇴하라"

23일 밤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는 외교·안보 현안 및 정치개혁이 주제였음에도 각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과 네거티브 공세가 120분을 뒤덮었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북핵 위기 타개책'을 묻는 공통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저는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국민의 자괴감과 국격을 생각할 때 홍 후보는 사퇴해야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합세했다. 심 후보에 이어 발언권을 얻은 유 후보는 "형사 피고인(성완종 리스트 관련)으로 재판을 받는 중인 데다 강간미수 공범인 홍 후보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고 안 후보도 "박근혜 정부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당 후보다. 성폭력 모의도 용서 못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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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후보는 자서전에 담긴 '돼지발정제' 관련 내용에 거듭 사죄하면서도 사퇴 요구엔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45년 전 고려대 앞 하숙집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친구의 성범죄 기도를 막지 못해 책임감을 느끼고 12년 전 자서전에 고해성사를 했다"며 "이미 고백하고 잘못했다고 했는데 또 문제 삼는 게 참 그렇지만… 정말 국민에게 죄송하다. 다시 사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 역시 지지율 1위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유승민 후보는 최근 논란 중인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과 관련해 "문 후보 말이 계속 바뀌고 있다. 국정원을 통해 북한 입장을 확인해봤다고 했다가 다시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며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이러나? 거짓말한 거라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이에 "제대로 확인해보기 바란다. 여러 번 말했듯이 사실이 아니다"며 "유 후보가 아주 합리적인 개혁적 보수인 줄 알았는데, 구태의연한 색깔론이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심상정 후보는 이 과정에서 "지금 중요한 건 당시 정부 결정이 잘됐나 안됐나이지 진실 공방이 아니다. 남과 북 평화적 국면에서 저라도 기권을 했을 것"이라고 문 후보 편을 들기도 했다.

문 후보와 안철수 후보도 '정면충돌'했다. 안 후보가 문 후보 캠프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소위 '네거티브 문건'을 들고 나와 "제가 갑철수인가 안철수인가? MB(이명박) 아바타인가? 제 아내와 문 후보 아들을 둘러싼 특혜 논란의 투명한 검증을 위해 국회 상임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추궁하자,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MB 아바타)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SNS 상에서 공격받는 것을 말하는 모양인데 저는 여기 계신 후보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받는다. 자꾸 걸고 넘어지지 말고 전 해명이 끝났으니 안 후보가 해명할 게 있으면 해명하라"고 맞섰다.

홍 후보는 이때 "안철수·문재인 후보 토론하는 것을 보니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알 길이 없다. 참 안타깝다"고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사드 배치 입장 선회를 따졌다. "처음에는 강력히 반대하며 저와 민주당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공격하더니, 이후 아무 상황 변화가 없는데 당론도 바꾸지 않고 안 후보 독단으로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것이었다.

안 후보는 이에 "북한 5차 핵실험, 사드 배치 진행 등 여러 상황 변화가 있었다. 왜 아무 변화가 없었다고 하나?"고 맞받았고 문 후보 또한 "5차 핵실험 이후에도 반대이지 않았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문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진짜 정권교체를 해야만 촛불혁명을 완성할 수 있다"며 "선거 때마다 안보팔이 장사만 해온, 안보를 위기에 빠뜨린 안보무능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하고 진짜 안보 대통령을 뽑아달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은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다. 언제까지 보수-진보 싸움에 휘말릴 수 없다"며 "저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20년 먹고살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젊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로 변해가고 있다. 이 위중한 시기에 좌파정부가 탄생하면 한미동맹은 깨지고 한반도는 그야말로 전화에 물들게 된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승민 후보는 "정권교체, 적폐청산에만 매달리면 앞으로 5년간 후회할 그런 후보를 뽑을지 모른다"며 "제가 보수의 새 희망이 되겠다. 안보·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심상정 후보는 "저는 정권교체보다 더 큰 욕심이 있다. 60년 승자독식 성장만능주의 대한민국 노선을 대전환하겠다"며 "노동이 당당한 나라, 청년들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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