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통보 전후, 선관위 통보 권한 가진 류순현 행정부지사 소재 파악 안 돼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사직 사퇴서를 제출한 11시 57분 류순현 행정부지사의 사무실 문은 잠겨 있었다.

홍 지사의 사퇴서 제출 시각 류순현 행정부지사의 위치는 특히 주목됐다.

류 부지사가 도지사 사퇴서 제출 사실을 경남선거관리위에 통보하는 시점에 따라 보궐선거 발생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통보 시점이 9일 자정 전이면 보궐선거는 발생하고, 자정을 넘기면 무산된다.

결론적으로 류 부지사는 홍 지사가 경남도의회 박동식 의장에게 사퇴서를 전자우편으로 전달한 11시 57분과 인편으로 전달한 11시 58분 이후 자정까지 사퇴 사실을 경남선관위에 통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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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순현 행정부지사./연합뉴스

그 직전 류 부지사의 사무실 문은 9일 오후 10시 30분께 잠겨 있었고, 11시 30분부터 12시 사이에는 양쪽 방호문마저 잠겼다. 사무실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홍 지사의 사퇴서 제출 시각 부지사의 위치에 대해 도 관계자는 “알지 못한다. 다만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는 위치에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도 설명대로 부지사의 위치가 ‘업무 방기’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도지사의 사퇴와 사퇴사실 통보라는 중대 상황을 앞둔 입장에서 부지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상징적이고, 그 의미가 크다.

또, 부지사가 자리를 지키지 않을 경우, 홍 지사가 공언한대로 선관위에 사퇴서 제출사실 통보를 늦게 해 보궐선거를 무산시킨다는 전략에 동참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결국 류순현 부지사는 홍 지사가 사퇴서를 제출한 그 시각, 자신이 부지사 사무실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시켜주지 못함으로써 의심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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