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연대·연정 여부 주목
홍준표, 보수 단일화 이뤄낼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호남권 경선 압승으로 본선 진출이 유력해지면서 이른바 '대세론'에 맞설 최후의 도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희정·이재명 후보는 각각 주요 기반인 충청과 수도권을 발판으로 역전을 자신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눈에 띄는 주자는 역시 호남 경선에서 똑같이 압승을 거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자유한국당 경선을 주도하는 홍준표(경남도지사) 후보다.

안 후보는 26일 끝난 호남 경선에서 문 후보(60.2%)와 비슷한 64.6%를 득표하며 사실상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홍 후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진태 후보 등을 크게 앞서며 이변을 허락하지 않을 태세다.

28일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후보도 있지만 지지율이 너무 미약하다. 유 후보는 24~2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2.4%에 그치는 등 1~3%대 지지율을 못 벗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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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경남도민일보DB

현재로선 한국당이 보수정당 대선 레이스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홍준표 후보가 10% 안팎 지지율로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홍-유 두 후보 모두 보수진영 단일화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 넘어 산. 홍 후보 앞에는 안철수 후보가 버티고 있다. 사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론 '도토리 키재기'에 다름 아니다. 앞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안 후보는 10.1%, 홍 후보는 8.2%를 기록했다. 20~24일 매일경제·리얼미터 주간 집계도 마찬가지여서 안 후보(12.6%)-홍 후보(9.5%) 차이는 오차범위 내인 3.1%p에 불과했다.

문제는 '민주당 경선 이후'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문재인-안철수-홍준표-심상정(정의당) 4자 구도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1위인 문 후보(44.1%)에 이어 안 후보(27.9%)가 홍 후보(11.4%)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 경쟁자인 안희정·이재명 후보가 탈락했을 때 그 지지층 상당 부분을 안철수 후보가 흡수하는 셈이다. 반면 홍 후보는 계속 지적돼온 '확장성의 한계'를 입증이라도 하듯 다자구도와 별 차이가 없는 지지율에 머물렀다.

홍 후보는 물론 반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탄핵 광풍이 걷히고 국민이 냉정을 찾고 차분해지면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라며 "좌파 정부가 들어서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좌파(민주당·정의당) 2, 중도 1(국민의당), 우파 1(한국당) 구도는 나쁜 게 아니며 우파들이 결집하면 집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의 딜레마는 자신이 원하는 문재인 후보와 '1 대 1 구도' 형성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홍 후보는 국민의당과 연대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태도이나 안 후보는 '연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뉘앙스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는 이미 시효가 지났다"는 식의 언급이 그것이다. '정치공학적' '인위적' 연대가 아니라면 생각해보겠다는 뜻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호남 정서상 한국당 등과 후보 단일화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우리 목표는 여타 후보를 압도하는 지지율로 문재인과 1대 1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굳이 연대나 연정을 공식화하지 않더라도, 상황이 이렇게 되면 보수 표심 역시 안철수 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의 대선 출마설도 끊이지 않아 주목된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그가 '비문연대' 중심에 선다면 대선 구도 또한 변동이 올 공산이 있다.

김 전 대표는 27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과 비문 1 대 1 구도로 대선을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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